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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듬성듬성 영남알프스 종주 ~ 재약산 천황산

 

 

 

2012. 11. 10일  토요일

 

이 먼 길을 또 달려왔습니다.

지난 1구간 때에는 영축산을 뒤에 두고 왔고

오늘도 하나쯤은 앞에 두고 그냥 갈것이기에

내게 영남알프스 종주의 의미는 벌써 퇴색되어 버린 일이지만

다시 달려와 죽전마을에 서 있네요.

 

오늘은 학교 후배인 모기대님께서 후미를 맡으시겠다는군요.

참 다행이다 싶은게 맘이 좀 놓입니다.

 

 

 

 

 

오름길 초입에 만난 한기의 묘.

무궁화를 새긴 묘비를 처음 보는지라 한장 찍었네요.

묘 앞 턱을 오르면서 "끄응~" 소리를 냈다가 예쁜 후배님들한테 한마디 들었답니다.

누워계신 어르신께서 한마디 뭐라  하시겠다고....

 

 

 

 

 

 

 

 

 

가지가 멋진 소나무를 지나고 나타난 조망터

가운데 맨 뒤에 봉우리가 신불산일까요?

주말 비 소식에

집행부에서 어떤 결정을 하던 따르기로 마음 먹었기에

비가 오지 않는것만도 다행이라 여겼는데 뿌연 날씨가 아쉽긴 하네요.

바람소리도 장난이 아닙니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한시간여쯤 올라서니

드넓은 사자평 너머로 재약산이 아주 가까이 보입니다.

성난 파도처럼  불어오던 바람도  잠잠해진

사자평의 억새밭에 포근히 안겨봅니다. 

 

 

 

 

 

 

 

 

 

가을과 겨울의 경계에서

억새밭 사이사이 서 있는 키작은 소나무는 더 푸르르고

풍경에 생기를 더해주네요.

 

  

걸어 온 길도 한번 뒤돌아보구요.

 

 

 

 

 

 

위에 사진  꼬리를 내리고 엎드려 있는 사자를 닮지 않았나요?

누군가에게 그랬더니 "뭐 별로..." 하면서 시큰둥합니다.

그 꼬리 끝 바위 위에 두 여인이 서 있군요.

잡고 싶지만 잡아서는 안되는 여인들입니다.

흑 흑... 그래도 그렇지

나를 두고 그렇게 내달리다니요.

 

 

 

 

 

 

 

 

 

평온하기만 할것 같은 이 산에도 수마의 흔적이 남아 있더군요.

끊어진 다리와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듯 움푹 패인 골짜기

그곳을 지나니 중간 후미팀이 쉬고 있네요.

잠시 짐을 내려놓고 쉬어갑니다.

 

 

 

 

재약산을 20m 앞에다 두고 돌아나오는 선두팀을 만났지요.

빨리 왔다며 용기를 주시고 가시네요.

그 즈음에서 반장갑을 낀 손이 얼마나  시리던지요.

겨울산님께서 여분의 장갑이 있다해서 꺼내 달라고했더니

스틱 줄을 끼우기도 어려울만큼 야구 글러브처럼 커다란 장갑을 주시네요.

불편하긴 했지만 얼마나 따듯하던지

따듯하다는 단어까지도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와우현아님과 ??   멋진 모습에 몰래 찰칵

 

 

 

길 옆 커다란 바위에 기어오르니 가야할 천황산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군요.

 

 

뒤따라 올라온 설레임님.

아주 귀여운 막내입니다.

"정말 멋있다"  "너무 맛있다"   "참 좋다"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설레임님 덕분에 산행이 더 즐거웠네요.

 

 

 

 

바위에서 내려오니 부회장이신 위하여님이 내려오시는군요.

불러볼까 하다가 그냥 한컷..

 

 

에너지 넘치는 왼종일님의 포스가 장난이 아닙니다.

아마 아래에서 모기대님이 멋지게 찍고 계셨을겁니다.

 

 

틈새에 끼어 재약산 정상석 앞에서 사진한장 서둘러 찍고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바위로 달려갑니다.

저 너머 풍경이 어떨지 궁금하시지요?

날씨가 좋았으면 정말 아름답고 시원스런 조망을 볼 수 있었을텐데

그냥 한덩어리의 산으로 똘똘 뭉쳐있습니다.

 

 

 

 

 

 

 

 

 

 

 

 

 

 

 

 

 

돌아나오면서 바라본   재약산 정상에선 아직도 서로 찍고 찍히느라 분주한 모습들입니다.

 

 

 

 

 

 

 

 

재약산을 뒤로 하고 천황산을 향하여 출발합니다.

저 아래 털보산장 쉼터도 보이는군요.

 

 

 

 

 재약산방향

 

 

 

 천황산방향

 

 

 

털보산장에서...

이 남자들이 웃는 이유를 알려고 하지 마십시요.

하지만

 저는 압니다. ^^*

항상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란걸...

 

 

 

 

사자산을 향해 걸어가시는 겨울산님...참 오랫만에 함께한 산행입니다.

 

 

 

 

 

 

 

 

 

 

그다지 가파르지도,  재약산에서 그다지 멀지도 않은 천황산 오름길이

왜 그리 힘들던지요.

편안해 보이는 사자의 머리를 보면서 힘을 내 보지만

" ....애고...."

 

 

 

 

 

 

 

 

 

 

 

 

 

 

 

 

힘들어 쉬는 동안

이쪽 저쪽 풍경들을 둘러봅니다.

작은 돌들이 저 혼자 섰을리는 없을테구요

각자의 기원이 조금이라도 하늘가까이 닿기를 바라는 맘으로

저 돌을을 세웠을테지요.

바람에도 끄떡이 없는것을 보면 아마도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았을까요

 

 

 

 

 

 

 

 

 

 

 

 

위에 전망바위에서 돌아나오는 모기대님의 모습이 보이는군요.

바로 가라는 손짓에 그냥 천황봉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뒤도아본 그곳 ..

가볼걸....후회가 됩니다.

 

 

 

 

어느 산이건 정상석 부근은 항상 붐비고 어수선합니다.

사람들 틈새로 와우현아님의 멋진 모습이 보이네요.

똑딱이의 장점을 이용해 작은 틈새로 한컷 찍어봅니다.

물론 잠시 사람을 물리고 제 사진도 한컷 찍었는데

등반대장님께서도 어느새 한장 찍어주셨네요.

 

 

 

 

 

 

 

 

 

 

 몇분은 이렇게 단체사진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키작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오솔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 샘물상회에 도착했습니다.

커다란 배낭 너머로 누워있는 재약산이 보이네요.

앞에 놓인 저 커다란 배낭들..... 정말 놀랍습니다.

부럽기도 하지만

가다가 넘어지지 않고 오래 걸으려면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짐을 짊어지고 가야겠지요.

 

 

 

 

 

후미에서 천천히 걷느라 힘들었을 모기대님과 겨울산님을 이쯤에서 보내드려야 할것 같습니다.

후미에 합류하겠다 하던 겨울산님도 모기대님이 가시겠다니까 길동무 하겠다는데

어쩌겠습니까

어서 가시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두분의 모습이 눈앞에서 연기처럼 사라져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빠른 사람들을 붙잡아 두어야 하니 고민을 안할 수가 없지요.

 

 

꼬마가 너무 귀여워서 한컷.... 모델료를 건네주지 못했네요. ^^*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호랑이 모양의 바위가 압권인 백운산이 보이구요.

그 뒤로 다음달에 걷게 될 가지산 운문산도 보일테지만

그냥 찍어서 중앙의 봉우리가 운문산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아!  다음달.... 또 고민을 해봐야겠네요.

 

 

 

 

 

 

 

 

 

 

 

 

전망대에서 돌아나오는 길에 참으로 예쁜 시를 적어놓은 것을 보았지요

시인의 안타까운 마음에 의도적인 것인지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하늘이 가만히 내려 앉을 자리를

사람이 거둔 그 자리에

이런 시를 적어 놓은 것은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케이블카 승강장 주변 등산로 옆에는

사자며 팬더곰, 얼룩말, 학 등

동물들의 모형을 많이 만들어 놓았네요

 

 

 

 

 

 

 

 

 

 

 

 

 

저 멀리 보이는 것이 능동산일까요?

바라보는 소주일병님의 심정이 착잡한듯합니다.

 

 

 

 

 

 

능동산이 500m 앞으로 다가왔지만 임도로 내려섭니다.

후미를 책임지신 소주일병님의 의견에 전적으로 따르기로 했지만

사실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회원 전체를 생각해야하는 운영진의 고민을 이해하기에

발걸음을 서둘러봅니다.

늦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임도를 걷는것도 나름 즐거웠지요.

 

  

 

 

 

 

 

 

 

 

 

 

여섯시간 반의 산행을 끝내고 

버스로 석남터널로 이동하니

이미 선두그룹은 내려와 쉬고 있군요.

마지막 후미팀을 기다리는데

긴 산행이 힘들지도 않은지

모두들 신나는 표정으로 환하게 웃으며 내려옵니다.

참으로 대단한 산꾼들입니다.

아우리 화이팅!!

모두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죽전마을~ 재약산~ 천황산~ 능동산갈림길 임도~ 배내고개

산행시간 6시간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