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루봉을 들러 들바람꽃을 만나고 화야산을 향해 옮긴 발걸음
물바가지 위에 버들잎 띄워주는 그 마음일까
들뜬 마음을 다독이려는듯 한구비 돌아가도록 길을 안내했다.
눈 앞에 펼쳐진 산능선의 하얀 상고대며
곧 만나게 될 얼레지에 마음은 한껏 상기되어있었으니
그 조급함을 알아채렸나보다.
뽀루봉의 들바람꽃
공기는 차겁지만 햇살을 받아 눈부신 생강나무가 반겨주었고
계곡의 힘찬 물 소리는 영락없는 봄이었다.
선답자의 조언대로 위쪽부터 보고 내려오기로 하고 올라가는 걸음들이 힘차다.
꽃들이 발목을 잡았다면 그마저도 어려웠을테지만
얼레지들은 오늘 꽃잎을 열어줄까 염려스러울만큼
입술을 꽉 다물고 있었다.
(호랑버들 수꽃)
산장 앞에 노랗게 꽃을 피우고 서 있는 나무
멀리서 보니 제법 큰 꽃송이가 눈에 띄었다.....혹시 히어리?
가까이 가보니 버드나무였다.
지난해 이맘때의 이곳에는
얼레지는 말할것도 없고
청노루귀며 꿩의바람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꿩의바람꽃도 추위에 꽃잎을 닫아버렸고
청노루귀는 이미 피었다 졌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는 여지없이 처녀치마가 있었다.
다른 카메라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을 고르기가 쉽지 않으니
기다려야 하는데....
꽃을 보는 맘은 다 똑같으리니 다들 쉬이 일어서지를 못한다.
처녀치마
처녀치마를 만나고 돌아서는 발걸음이 이제는 여유롭다.
꽃눈 밝은 친구들이 쉬는 장소도 아주 잘 잡아 놓았으니
한가로이 앉아서 쉬는 주변에
개감수랑 애기괭이눈이 예쁘게 피어있었다.
개감수
애기괭이눈
이제 얼레지를 보러 내려오는 길
뿔나비가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고 얘기를 나누며 걷는데
나비 한마리가 날아든다.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진작에 얘기를 해볼걸
우리동네 여기저기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나비지만
이곳 화야산에서 처음 보았기때문에 이곳에 오면 생각이나는 나비이기도 하다.
얼레지들은 쭈볏거리며 꽃잎을 열락말락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햇살이 따사롭게 비춰드는데...
아직 부족한가보다.
아쉽다.
얼레지
미치광이풀
둥근털제비꽃?
산괴불주머니?
계곡이 아름다운산
비가 많이 내리는 날이면 징검다리도 소용없을것같고
그래서 신발을 벗어들고 첨벙거리며 건너야 할 계곡이
몇개였는지
즐거운 화야산 꽃탐사길
시원한 계곡의 물 소리와
새순들의 빛나는 배웅을 받으며 돌아왔지만
마음 한자락은 아직도 그곳 어딘가에 남아 있는것 같다.
201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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