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심사
2013. .8. 3
개심사~ 전망대~ 일락산~ 사잇고개~용현계곡방향임도~ 개심사전망대방향임도~ 개심사
대략 6~7km 7시간 30분
떠들썩하게 어울려 산길을 걷는것도 좋지만
때로는 홀로 조용히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여 버스시간에 맞추어
배롱나무꽃이 한창일 개심사의 풍경도 보고 천천히 홀로 걸어보리라.
그런데 두 친구가 동행을 해 주겠단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일찍 출발했다.
붉게 꽃을 피운 경지위의 배롱나무와 개심사 풍경을 둘러본뒤
시끌시끌 세 여인의 산행이라고 말하기엔 좀 거시기한 걸음이 시작되었다.
경지위에 떨어져 다시 꽃을 피운듯한 배롱나무꽃
큰멋쟁이나비
돌담 너머 경허당
능선까지 0.6km
버섯모양으로 잘 정리된 쉼터와 편안하게 가지를 뻗은 소나무 숲에서
버섯 옆에도 서기도 하고
소나무 가지위에 앉아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른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호젓한 오솔길을 몇분 걸으면
금새 전망대에 닿는다.
달려오면서 보니 석문봉과 가야봉을 비롯한 가야산 자락은 짙은 구름에 덮여 있었고
목장길쪽은 하늘이 예뻤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목장 쪽 풍경을 기대했었지만
도비산 앞쪽의 벌판도 구름에 덮여있었다.
전망대에서 조촐한 아침상을 펼쳤는데
나비 한 마리가 소나무 사이를 빙빙 돈다.
제대로 한번 만나보고 싶었던 수노랑나비였지만.... 거리가 너무 높고 너무 멀다.
전망대에서 일락산까지는 급경사 없는 완만한 오름길이다.
이 구간에서 제일 많이 만난 나비는 먹그늘나비와 부처사촌나비였다.
꽃은 고추나물과 꽃며느리밥풀 정도
지인의 아지트에 도착할무렵...이런
손에 들려있어야할 스틱이 없다.
땀 뻘뻘흘리며 전망대까지 다시 다녀와야만 했다.
먹그늘나비
일락산 지나 쉼터에서 바라본 일락사와 황락지
무릇
우회길로 돌아 작은 암봉을 오르니
멋진 조망과 시원한 바람이 반겨주었다.
이제 사잇고개에서 용현계곡방향 임도로 접어든다.
오늘은 어떤 나비들이 반겨줄까 잔뜩 기대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시간대가 달라서일까?
일주일전에 신나게 놀았던 거꾸로여덟팔나비는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오늘 동행한 맑음님에게 보여주고 싶었는데 말이다.
딱지꽃과 남방부전나비
조흰뱀눈나비
흰얼굴좀잠자리 라고 알려주는데 금방 듣고도 잊어버린다.
흰뺨...... 이라는 내 말에 맑음님 빵 웃음보 터졌다.
뭐...흰 얼굴이면 뺨도 희겠지..
흰얼굴좀잠자리 암컷.
흰무늬왕불나방?
고추나무 열매
줄나비
휴양림 탐방객들이 임도를 걷다가 전망대가 어디냐고 묻는다.
개심사 전망대를 말하는것 같은데....
제일 가까운 정상인 일락산 정상을 가르쳐주었다.
내려오면서 보니 개심사 전망대 방향의 이정표가 망가져 있어 길을 잘못 든 모양이었다.
백암사지 갈림길을 지나고
개심사 전망대를 향한 임도로 접어들었다.
계곡과 함께해서 그런지 시원한 느낌이 드는 사잇고개 임도와 달리
전망대방향의 임도는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아마도 계곡이 없어서인가보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들 두어명을 만났을 뿐 그 너른 길이 우리들 차지가 되었다.
다시 만난 산팔랑나비
자주조희풀
흰줄표범나비
짝과 유희를 즐기던 줄나비가 순식간에 거미줄에 걸려버렸다. ㅉㅉ
무슨 나비의 애벌레일까?
호랑나비
황알락팔랑나비
임도가 끝나갈 무렵 여태까지 까칠하게 굴던 줄나비가 태도를 바꾸어 갑자기 친한척을 한다.
모자 위에, 배낭 위에, 손등에....
나비박사님께 들은 얘기로는 땀으로 배출되는 염분을 섭취하기 위한
의도적인 접근이었다고.
덕분에 뜨거운 땡볕도 잊은 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놀았다.
다시 개심사로 돌아와
시간을 정리하고 보니 일곱시간 반이 걸렸다.
어림잡아 한시간에 일킬로 정도를 걸은 셈이다.
돌아오는 길
이른 아침부터 목장에 나와 놀던 소떼들은 여전히 한가롭게 풀을 뜯고
새박사님답게 소떼들 옆의 흰 점점..들은 백로라고 알려주었다.
사진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소 반, 백로 반... 그런 풍경이었다.
백로들이 함께 있는것은 소들이 걸음 옮길 때 뛰어오르는 메뚜기들을 잡아먹기 위해서란다.
빨리 걷기 위헤서는 혼자가 좋고
오래 걷기 위해서는 동행이 있어야 한다고 했던가.
혼자 걸었으면 웃을 일이 없었을 그 길
동행해준 친구들 덕분에 하하호호 즐겁고 행복한 길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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