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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구름처럼/풍경속으로

한송이 꽃을 피우다.

 

 

 

 

 

 

또 함박눈이 내린다

내놓고 좋아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조용히 밖으로 나와 성암저수지로 향했다.

오분도 지나지 않아 장갑속에서도 손끝이 시리다.

한쪽씩 번갈아 주머니에 넣어 언 손을 녹인다.

내 머리에 자유를 주기 위해서  털모자를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방속에 구겨 넣어도 금새 머리크기만큼 탱탱하게 부풀어오르는 털모자.

웃옷에 달린 모자는 따듯하기는 하지만

내 목의 자유를 빼앗아가니까.

 

 

 

 

 

작은 양식장 위로 드리워진 나뭇가지의 물방울들이 툭 툭..

살얼음 위에 떨어져 수많은 꽃송이로 피어났다.

동글동글 흩어진 매화꽃잎을 닮았다.

이제 기다리기만 하면 꽃피는 봄이 오겠구나.

겨울 자체로 즐겁기도 하지만

때론 힘든 겨울을 견뎌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슭에 묶인채로 바람에  이리저리 몸을 뒤트는 작은 배에

주인을 기다리는 조바심 같은 것은 없어 보였지만

웬지..동네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나의 심심풀이의 몸짓과 닮아 보여서

 애틋한 마음이 들었다.

눈 오는 날엔 친구하러 가끔 찾아야 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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