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집 마당을 찾은지 삼년만에 풍년화를 처음 만났다.
아니 첫 만남은 훨씬 전에 있었지만
내가 그 이름을 불러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커다란 무성한 잎 사이로 아주 작은 꽃송이가 달려 있었는데
그것은 풍년화의 꽃이 아니라 꽃이 진 자리였다.
마른 잎을 가지에 그대로 매단 채
아주 작은 꽃을 피우기 때문에
아주 가까이에서 보지 않으면
나무에 꽃이 피어있다는 것을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내가 카메라를 들고 그집 마당을 찾아가는 것처럼
내 이름을 부르며 봄길을 가로질러 달려오는 친구를
기다려봐야겠다.
2014. 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