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2일 토요일
개심사전망대~ 임도~ 임도삼거리~ 백암사지~ 옥양봉~ 석문봉~ 사잇고개~ 임도삼거리~ 개심사전망대입구
08:40~15:30분까지 대략 7시간
스스로 길치라고 생각했었는데
가야산 산길이 마음속에 그려지는걸 보면 아주 길치는 아니라는 희망을 가져도 될것같다.
아직도 명확하게 그려낼 수 없는 가야산의 길이 더러 있기는하지만
웬만큼은 그려낼 수 있으니 말이다.
먼저 산행을 청할 입장이 아니다보니
주말이 가까워지면 항상 혼자걸을만한 산길을 그려보곤 한다.
먼저 청하지 못하는것은 기동성의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산행의 패턴때문이다.
발목을 잡는것들을 뿌리치지 못하고 한참씩 놀아줘야 하는 까닭에
같은 취미를 갖고있는 동행이 아니라면
참 재미없고 지루한 산행이 될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그런 동행에게 맞추어주면 간단히 해결될 일이지만
쉬이 가빠지는 숨 때문에 빨리 걸을수도 없을뿐더러
그렇게하면 또 내게 남을 아쉬움이 많을 것이니
차라리 혼자 걷는쪽을 택하게된다.
그러다가 오늘처럼 동행이 생기면
걷는 산길도 몇배는 더 즐거워지고
또한 더 많은 것들과 만나게 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을것 같다.
황낙지 임도의 절국대
무슨 녹색부전나비일까?
날개가 많이 낡아서 붉은점이 확실하지는 않지만 연결이 되어있는듯하고
막대무늬도 희미하게 보이고....
그러면 산녹색부전나비?
아니면 날때 날개윗면이 어두컴컴하였으니 혹시 검정녹색부전나비?
황낙지 임도를 따라 능선에 오르니 개심사 전망대로 향하는 그윽한 소나무숲길이 너무나 아름답다.
ㅍ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가운데가 언제나 정겨움이 느껴지는 도비산
태풍의 영향을 받는다했으니 햇살은 기대하지도 않았건만
햇살도 비추고, 바람도 선선하고 참 좋다.
서산 시내너머로 팔봉산도 보이고 망일산까지 조망도 시원스럽다.
전망대에는 예상했던대로 수노랑나비가 여기저기 휙휙 날아다니며
소나무에 내려앉아 한참을 쉬기도 하는데
그냥 눈으로 따라다니다 놓아주었다.
대신 홍점알락나비가 붙임성있게 놀아주었다.
전망대에서 용현계곡임도삼거리까지
많지는 않지만 몇종류의 나비들을 만났다.
절굿대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한창인 고추나물 그리고 자주조희풀은 아직 봉오리를 열지 않고 있었다.
절굿대를 찍고 있는 그녀
고추나물
등골나물과 작은주홍부전나비
남방부전나비
큰녹색부전나비...붉은점이 완전히 분리되어있다.
서툰 바느질솜씨로 박음질 해놓은듯한 저 문양은....참나무부전나비
첫만남이 무척 반갑고
그 첫만남이 우리동네여서 더 반갑고 기쁘다.
가야산은 참 많은 것들을 품고있는 정말 좋은 산이다.
참나무부전나비
붉은산꽃하늘소
임도를 내려갈 때는 수컷을
산을 한바퀴 돌아 올라올때는 암컷을 만났다.
큰까치수염이 필 때면 정신없이 펄럭이는 날개를 보여주는 나비였는데
올해는 몇번 만나지 못했다.
암검은표범나비 수컷
암컷
용현계곡과 사잇고개 개심사전망대 삼거리의 사방댐근처에도 나비들이 많은 곳인데
오늘은 조용하다.
날씨탓인지, 계절적인 이유때문인지 모르겠다.
백암사지터로 향하는 입구에서 만난 넓은띠녹색부전나비
지난번 옥양폭포 위에서 만난 나비도 이녀석이 아니었을까싶다.
넓은띠녹색부전나비
물봉선
고깔모양의 특이한 열매
참개암나무만 있는 줄 알았는데 물개암나무도 있다고 한다.
자주 만나다보면 알아볼 날이 올테지.
도둑놈의갈고리는 꽃도 작을뿐더러 작은잎이 세장이니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가 있다.
큰도둑놈의갈고리는 사진처럼 작은잎이 5~7장이다.
큰도둑놈의갈고리
붉노랑상사화의 소식이 궁금했는데 꽃대가 몇개 보이지 않는다.
군락지에도, 길 옆에도, 백암사지터 윗쪽의 공터에도....
아직 땅속에 숨어있을리도 없는데 이상하다.
빠르면 이번주말쯤 첫 꽃송이를 피울것도 같은데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털이슬도 잡풀속에 숨어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천마
오늘 산길이 왜 이리 힘든걸까
임도에서 백암사지터까지 800여미터가 멀기만 하다.
또 옥양봉까지...
옥양봉에서 석문봉까지 어찌가나.
집에가면 가리왕산 산행신청을 취소해야겠다 생각하며 힘든 걸음을 이어갔다.
옥양봉까지의 산길엔 여전히 개미천국이다.
돌양지꽃이 예쁘게 피어있는 옥양봉 암봉에 도착했다.
바람이 너무 세차서 오래 있을수가 없다.
백암사지 오름길에 석문봉까지 어찌가나 했던 걱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익산에서 왔다는 산행팀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석문봉에 도착했다.
한발 앞서 도착한 익산의 산행객들이 석문봉 돌탑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리산을 산행할 예정이었는데 태풍때문에 이쪽으로 왔다고 한다.
날씨도 선선하고 조망도 좋고
대체산행지지만 후회는 없으리라고 생각된다.
산호랑나비
사잇고개로 내려오면서 석문봉을 뒤돌아본다.
하늘이 자꾸만 어두워지는것이 비라도 내릴모양이다.
푸른큰수리팔랑나비....잎새 아래 숨어있는것을 그녀는 어찌 찾았을고
운지버섯? 꽃처럼 예쁘다.
꽃게소나무
일락산을 넘는것이 거리상으로는 짧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임도에서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며
사잇고개에서 임도를 따라 걸었다.
한낮의 휴식중인가. 조용하다.
딱지꽃
이쯤에서 계곡에 발을 담궈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자리는벌써 다른사람이 차지하고 있었다.
겨우 내려설만한 계곡을 찾아 발을 담그니 발의 피로가 싹 씻겨나가는것 같다.
토현삼은 잎겨드랑이에서 꽃대가 나오고 꽃받침이 날카롭고 넓이보다 길이가 길다고 한다.
그럼 이것은 큰개현삼이 아닐까?
줄나비
이건 무슨 나무일까요?
개심사 전망대로 오르는 임도가 참 길게 느껴졌다.
한두방울 빗방울도 떨어진다.
능선에 올라서니 한무리의 산악자전거팀이 올라오면서 의아하게 쳐다본다.
산에 오면서 능선까지 차를 타고 오는것이 이상했나보다.
산길을 줄여보려는 궁여지책이었음을 모를테니 그럴만도하다.
천천히 일곱시간의 산행을 끝내고 나니
다시 마음이 바뀌었다.
가리왕산 어떻게든 따라가봐야겠다고.
2014. 8. 2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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