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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구름처럼/소소한 이야기

계곡의 봄

 

 

 

 

 

 

 

 

 

 

 

 

 

 

 

"저 얼음처럼 사람들의 속도 다 보인다면 얼마나 좋을까?"

갑사에서 연천봉을 오르면서 친구가 한 말이었다.

 

3월 하순이었지만 산길은 아직 온통 눈길이었다.

하지만 다가오는 봄기운을 어쩔 수 없었는지

물길을 막아서는 얼음을 슬쩍슬쩍 건드리며 계곡물은 경쾌하게 흘렀다.

 

"그래. 그랬으면 좋겠다"

무심코 친구의 말에 대꾸를 하고보니 그게 아니었다.

사람 속이 다 보인다면.....그건 큰일날 일이었다.

내겐 그랬다.

마음속의 죄를 모두 드러내고 살 용기는 없으니까.

 

반갑지 않은 손님이어도 돌아앉지 못하고

반가운 손님이어도 더 크게 웃지 못하는

꽃이라면 모를까...

 

 

 

 

 

 

 

 

 

 

 

 

 

 

 

 

 

 

 

 

 

 

 

 

 

 

 

 

 

 

 

 

 

 

 

 

 

 

 

 

 

 

2015. 3. 7일  가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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