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종류의 애벌레를 만나게 되고
그들의 생태를 알고나니 더 궁금한것들이 많아지고 보고 싶어졌다.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바둑돌부전나비를 한번 키워볼까.
대나무밭의 서식지에서 번데기를 처음 발견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종령의 애벌레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지만
어린애벌레는 진딧물에 묻혀서 잘 보이지 않지만 뭉쳐있는 곳을 살펴보면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일본납작진딧물이 먹이라서 찾는과정과 먹이공급하는것이 좀 거시기하긴 했지만서도.
애벌레 삼남매...막내는 녹색빛이 돈다.
전용 전... 돌아다니는 모습
잘 크고 있던 바둑돌부전나비의 애벌레가
어느날 보니 크기가 더 작아졌다.
잔뜩 움츠린 듯한 느낌.
번데기가 되려는 준비를 하려나보다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이랬던 아이가....
이렇게 변했다.
점심을 먹고 와보니
이런....벌써 번데기가 되어 있다.
그걸 보면서 그녀가 말했다.
"바둑돌부전나비의 용화는 좀 싱겁네요"
그때는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노랑나비의 힘겨운 전용과 용화를 지켜봤으니 그에 비하면 너무 싱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번데기가 되었을 때는 사진의 색깔보다 훨씬 더 하얗고 투명한 젤리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갈색이 돌고
우화가 가까워지면 옆구리부터 까맣게 변하다가 임박해서는 전체가 새까맣게 변했다.
번데기의 크기도 눈에 띌만큼 차이가 나는것도 있었다.
우화가 임박한것 같아 궁금해할 사람들을 불러모아 지켜봤는데
누군가 지켜보는것이 못마땅해서였을까
다른 번데기의 우화를 생각하면 벌써 나왔을 시간이 지났는데
저녁무렵이 다 되어도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잠시 고민끝에 그녀에게 주었다.
누구에게도 본다는 장담은 할 수 없었지만 만약에 보게 된다면
그녀가 더 멋진 사진자료를 남길 수 있을것 같았고
또 내게는 번데기가 하나 더 남아있었으니까.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나머지 번데기는 우화를 하지 못했다.
뭐가 잘못된 것일까.
첫번째 우화한 아이는 집에서 나비가 되었다.
이렇게 시치미 뚝 떼고 있는것으로 보아 이삼십분은 지난것 같다.
서식지 앞 유채꽃에서 예쁘게 인증샷을 찍어주고 돌려보냈다.
두번째 우화한 아이도 잠시 한 눈 판 사이에 나비가 되었다.
새까만것이 축 늘어져있어 얼마나 놀랐던지
급하게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촛점도 안맞고 흐물흐물....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점심 무렵에 서식지 대나무밭에 데려다 주었다.
물론 이렇게 인증샷도 찍었다.
요건 그녀가 하루종일 기다리다 데려간 아이인데 아쉽게도 우화의 순간을 놓쳤단다.
그래도 막 나온 아이의 자료를 멋지게 남겼다.
서식지로 데리고와서는 이번엔 아카시꽃에서 인증샷.
나비들에게 축복인지 고문인지 모르겠다.
유채꽃에, 동백꽃에 아카시나무 꽃에까지......너무 욕심이 과했나.^^*
5월 20일 산란하는 바둑돌 부전나비를 만났다.
전에도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산란하는 것인줄도 몰랐는데..
주말을 지내고 혹시나 알이 부화를 했을까 궁금하여 찾아갔는데
까막눈이나 다름없는 눈으로 찾을 수 없었지만
올 여름 바둑돌부전나비를 풍성하게 봤으면 좋겠다.
어느것을 먼저봐야 하는지 순서에 정답은 없겠지만
산란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서일것 같은데
순서야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알부터 애벌레, 번데기, 우화까지 바둑돌 부전나비의 일생을 살펴볼 수 있었다.
첫번째 전용을 놓치고 나서 싱겁다고 생각했던 것은 섣부른 판단이었음을 나중에 알았다.
그 작은 애벌레가 탈바꿈을 위해 얼마나 힘들게 준비를 하는지...
남이 보기에는 싱겁고 별것 아닌것처럼 보일지라도
당사자는 온 힘을 다해 새로운 삶을 향해 스스로를 변화시켜가고 있었다.
만약에 언젠가 내게도 새로운 삶에 도전해야 할 일이 생겼을 때
나비의 애벌레를 생각한다면 힘과 희망을 얻을 수 있을것 같다.
우리.... 전에도 만난적 있니?
'곤충 이야기 > 나비의 한살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랑나비 (0) | 2016.09.20 |
---|---|
산호랑나비 우화 (0) | 2016.08.02 |
푸른부전나비가 내린 면죄부 (0) | 2016.07.28 |
굵은줄나비야~~ 잘 지내고 있는거지? (0) | 2016.06.16 |
가을은 사랑의 계절....노랑나비의 한살이 (0) | 2015.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