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줄나비
고향 : 강원도 인제
생일 : 2016. 6. 3. 새벽 1~2시
굵은줄나비를 검색하다 본 것 중에 기억에 남는것이 하나 있다.
가족여행중에 굵은줄나비 전용상태의 애벌레를 만났는데
딸의 말 한마디 때문에 데려올 수가 없었단다.
"아빠. 그건 나쁜 일이야"
생태계에 관여하는 일은 좋은 일은 아니겠지만
자연상태에서의 나비 애벌레가 나비가 될 확율이 별로 높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아이는 아마도 이렇게 말했을지도 모른다.
" 아빠. 우리가 데리고 가서 보호해 주자" 하고 말이다.
2016. 5. 22일 인제에서. 종령상태의 굵은줄나비 애벌레
키우는 것도 순서대로.. 맏이는 내가, 둘째는 맑음님이, 막내는 푸른솔이.
5월 22일 인제에서 데려온 굵은줄나비 애벌레가 무사히 나비가 되었다.
전국에 분포하는 나비지만
우리동네에서 만난적이 없었더라면 데려 올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백제의미소길에서 만난 적도 있고
식초인 조팝나무도 많으니 마음놓고 데려올 수 있었다.
데려온 지 이틀만에 (6. 24) 열심히 실을 뽑아 고개를 이쪽저쪽으로 돌리며 잎과 줄기를 묶고 있다.
그리고 꼬리를 붙일 곳에 실을 더 붙이더니
이렇게 거꾸로 매달렸다.
줄기를 놓는 순간을 보고 싶었는데.....
삼척 탐사를 가면서 번데기가 되는 모습은 못 보겠구나 생각했는데
기특하게도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주었다.
그런데 잠깐 푸른솔을 배웅하고 들어오니 껍질을 벗고 있었다.
몇시간이 지나고나서야 색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번데기가 예쁘기로는 몇손가락 안에 든다더니
정말 예쁘다.
온 몸에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금속성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표현 할 수 없음이 참 아쉽다.
그렇게 만 열흘에서 몇시간이 빠지는 시간이 지나고 나비가 되었다.
퇴근해서 돌아오니 온 몸이 새까맣게 변해있었다.
곧 우화했으면 하고 기대했지만
내가 잠든 사이에 조용히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사진보다 훨씬 더 새까맣다.
아침을 기다려 바깥으로 데리고 나갔더니
인사를 견넬 틈도 주지않고 휙 날아갔다.
어디로 갔는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찾았지만
순간이동을 한 듯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꿀물이라도 먹여서 보낼걸...
어디서 잘 살고 있겠지
마지막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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