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동네를 어슬렁거리다보면 가끔 횡재수를 만날 때가 있다.
뜻밖의 나비 애벌레를 만난다든지
아직 싱싱한 봄꽃을 만난다든지
아니면
땅에 뚝 떨어져 며칠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과 한 알을 줍는다든지 하는....
주인이 있는 밭이니
냉큼 주워올 수는 없었지만
그냥 두면 썩을것 같아 주워들고 왔다.
딱 두 개가 열린 모과나무였는데
적게 열린만큼 씨알이 굵고 실했다.
며칠 뒤 남은 한 알 마져 떨어져 다시 가져왔다.
차를 만들려면 썰어야하는데
웬걸... 칼질을 할 수가 없을정도로 너무 딱딱하다.
하여 며칠을 다시 식탁위에서 굴리다가
어제, 손목에 힘을 팍팍 주며 썰어서 설탕에 재워두었다.
자투리와 씨앗에서 향기가 그윽히 배어나온다.
꼭 꼭 눌러 병에 담아두고 쳐다보니 기분이 참 좋다.
모과 두 알이 주는 소박한 행복.
날씨가 추워지면.
아니 첫눈이 내리는 날 친구를 불러
따듯하고 향기로운 모과차를 마시면서 수다나 떨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