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랫만에 오셨다.
내 꿈속에
돌아가신 엄마가 오셨다.
언제나처럼 곱고 단정한 모습으로.
꿈속의 앞 뒤는 처음부터 없었던것처럼
다 잊어버렸다.
어딘가를 바삐 가는 길이었던가?
길모퉁이를 돌아 갑작스레 마주친 엄마는
꼿꼿하게 앉아 계셨고 그 옆엔
어릴적 소꼽친구가 함께 있었다.
순간 어떤 감정들이 소용돌이쳤다.
반가움, 슬픔....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친구가 엄마에게 묻는다
"제가 딸보다 낫쥬"
나는 그 말에 동의를 하듯 고개를 끄덕였는데
엄마의 표정이 어땠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친구는 왜 그런말을 했을까?
나는 왜 그 말에 동감했을까?
설마 동네친구보다도 못한 딸은 아니었을텐데 말이지.
엄마없이 이십몇년을 살아오면서
엄마가 옆에 안 계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한적이 딱 한번 있었다.
계셨더라면 많이 가슴아파 하셨을테니까.
비가 오락가락하는 오늘
하루종일 어젯밤 꿈의 여운이 마음속에 맴돌아
소꼽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한참 수다를 떨었다.
서로의 부모님 얘기와 형제자매의 얘기를 공유할 수 있는
소꼽친구가 이래서 참 좋구나.
친구보다 못한 딸이라는 말을 오실때마다 들어도 좋으니
꿈속에라도 자주 오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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