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5. 14일. 토요일
자은중학교~ 꽃길봉~ 두모산(성제봉)~ 두봉산~ 도명사~ 자은면사무소
방역지침이 완화되어 산악회들이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조심스럽기는 하다.
네시간 넘게 버스에서 마스크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산행거리도 비교적 짧고 아직 못가본 곳이니 가보기로 했다.
압해도에서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앞에서 잠시 멈춰 주변을 둘러보고 다시 출발
기동 삼거리 동백머리 벽화 어르신들은 차창밖으로 구경했다.
은암대교를 지나 자은도에 도착하니 벽화가 또 있다.
담장 위로 나무는 없고, 머리에 화사한 꽃과 감으로 장식을 한 세분의 할머니의 모습이 정겹다.
개인적으로는 자은도 유각마을의 벽화 어르신들의 표정이 훨씬 더 좋았다.
압해도와 암태도는 잇는 천사대교. 우리나라에서 네번째로 긴 다리라고 한다.
유각마을의 세분 어르신 벽화
네시간 넘게 걸려 두봉산 산행 들머리인 자은중학교에 도착했다.
학교를 왼쪽에 두고 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오름길을 조금 오르자 바로 넓직한 임도 갈림길이 나온다.
오늘의 코스는 왼쪽으로 가야 한다.
후배와 단 10분이라도 선두로 걸어보자며 추월금지를 외치고 열심히 걸었는데
이곳에서 절반에게 추월당했다.
임도를 따라 조금 오르면 작은 바위가 하나 나오는데 그 주변이 꽃길봉이었던 모양이다.
꽃길봉?
편안한 오솔길도 잠시 가파른 계단이 시작된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섬산행이 언제나 그렇듯이 만만치도 않다.
꽃길봉에서 30여분 오르면 두모산(성제봉)이다.
그곳을 지날때는 그것도 모르고 면사무소 갈림길 4거리에 가서야 그곳이 두모산이라는걸 알았다.
부근에 정자가 있어 쉬어가기 좋았고 바다쪽으로 조망이 트였다.
정자에서 바라 본 풍경
모두들 정자에서 간식을 먹으며 쉬고 있는데, 나는 물 한모금 마시고
바로 정자에서 몇걸음 되돌아나와 두봉산을 향했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을 지나면 호젓한 숲길이 한참 이어졌다.
빨간 새순이 예쁜 예덕나무가 많았고, 합다리나무와 팽나무도 가끔 보였다.
시기를 맞춘다면 나비도 제법 있지 않을까
예덕나무
두모봉 이정표
4거리 이정표를 지나면 조금씩 고도를 높이면서 곳곳에 바위 조망터가 나온다.
걷다가 뒤돌아서 바라보면 바위와 아우러진 바다 풍경이 시원스레 펼쳐졌다.
한명 두명 벌써 추월자가 생겨났다.
그래도 아직 후미팀이 더 남아있을테니 조금은 여유롭다.
신록속에 숨어있는 암릉들
일부는 면사무소 사거리에서 하산을 했다고 하니
아마 올 사람들은 다 왔지싶다.
등반대장님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천천히 걷는 바람에
내게는 다행스럽게도 딱 맞는 산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이 힘들어 보이던데...내게 다행스럽다는 말이 좀 미안하긴하다.
산 정상부 능선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팝나무 한그루
사진도 마음껏 찍으며, 조망도 실컷 즐기며 걸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거기다 기대했던 것보다 산세와 조망도 훨씬 더 좋았다.
산행거리가 길지 않은 때문에, 여유롭게 걸으면서도 주어진 시간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을것 같다.
정상에서 도명사로 하산길은 가파른 내리막길이었다.
밧줄과 계단이 있어 크게 위험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웠다.
잠시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도명사까지 편안한 임도길이 이어지고
도명사에서 면사무소까지도 넓직한 임도길이다.
도명사 방향으로 하산길의 조망
오랫만에 보는 실거리나무 꽃
도명사 돌탑에서 바라 본 두봉산
성당의 모습
면 소재지 대부분에서 두봉산이 조망될것 같다.
나이들면서 좋은 점은 무엇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도 포함되는것 같다.
기대가 크지 않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한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즐길줄 알며 만족을 느낀다는 것이 아닐까
기대이상으로 조망도 좋았고 산세도 아름다웠던
자은도 두봉산 산행.
돌아오는 길에 차창밖으로 바람에 일렁이던 보리밭의 황금물결.
커다란 파라솔을 펼쳐놓고 양파를 수확하던 주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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