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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22년, 걸을 수 있는 만큼만

2022년도 마지막 산행. 도비산 아름다운 상고대와 황홀한 설경을 보며 대둔산에서 2022년도의 마지막 산행을 멋지게 하리라 기대했었다. 그런데 남부지방의 기록적인 폭설로 입산이 금지되었다. 하필 날짜조차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이런저런 약속을 잡기에 좋은 날이니 이 추위속에 산에 가려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물론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는 하지만 나와 걸음이 맞아야하니 동행을 청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저런 궁리끝에 버스로 접근하기 좋은 개심사 주변이나 한바퀴 돌아오리라 버스를 타고 신나게 달리는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다. 바람때문에 망설이던 차에, 예보와 달리 순한 날씨에 마음이 들썩였나보다. 그녀가 개심사에 올때까지 혼자 한바퀴 돌았다. 10월에 완공예정이라던 개심사 범종각과 계단 공사는 아직도 전혀 진척이 없으니 주변도 어수선하.. 더보기
다짐. 옥녀봉 오르기 산행공지가 올라오는 것을 보면서 그림의 떡처럼 바라만 보면서 따라갈 수 없는 체력만 탓할게 아니란 생각을 했다. 운동의 중요성이야 말 안해도 다 아는 사실이지만 꾸준히 한다는것이 어디 말처럼 그리 쉽나. 어쨌든 일주일에 한번은 산에 가야겠다 다짐했다. 일단 옥녀봉부터 시작해야지. 하다보면 오늘보다는 조금씩 나아지는 나를 보며 혼자 흐믓해할 수 있지 않을까. 12. 11 첫 시작. 참 오랫만이다. 볕이 좋은 날. 혼자서하는 그림자 놀이도 재미있다. 12. 18일. 눈이 소담스레 쌓였다. 마음이 들썩들썩하는데.. 이런 날씨에 누구를 불러내기도 조심스럽다. 오전내 뒹굴뒹굴하다 점심 후 집을 나섰다. 오늘은 강도를 좀 높여볼까? 코스도 좀 길게 늘여볼까 그래봐야 몇백미터, 이십여분 더 길어진 시간이지만. 땀에 .. 더보기
옛절터 이야기길. 보원사지에서 개심사주차장까지(11. 5) 2주 전에 혼자 걸었던 길을, 오늘은 여럿이 함께 걷게 되었다. 서산 구석구석걸어you 일환으로 지난주 도비산에 이어 오늘 두번째 길이 이어졌다. 이 길은 가끔 혼자 걷기도 하는 길인데 혼자걸을때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유유자적 걷는 것도 참 좋지만 여럿이 어울려 소소한 얘기를 나누며 걷는것도 참 즐거웠다. 그다지 사교적인 편이 아니라서 여러사람과 많이 섞이지는 않지만 지난해 몇번 만났던 사람들도 반가웠고 산에서 가끔 만나던 사람들도 오랫만에 얼굴보니 반가웠다. 가을의 2주라는 시간은 자연에 너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지난주에는 있는줄도 몰랐던 오층석탑 뒷편의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었고 푸른 잎새사이사이 얼굴을 내밀던 감은 , 잎을 다 떨구고 빨갛게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산길엔 떨어져 수북이 쌓인 .. 더보기
마곡사 단풍과 태화산 백범길 산행 (22.10. 30) 춘마곡 추갑사라고 하지만 친구의 사진으로 본 마곡사의 단풍도 너무 붉고 아름다웠다. 그러나 나는 아직 마곡사의 봄도, 가을도 보지 못했다. 하여 점심무렵, 마곡사의 가을을 보러 출발했다. 주차장 곳곳의 벗나무 단풍이 눈이 부시다. 마곡사를 갈 수나 있을까 싶을만큼 주차장은 차들이 빼곡 차 있어 몇바퀴를 돌다가 내려오는 사람을 따라가서 겨우 주차를 할 수 있었다. 내려오면서 본 일주문 기와지붕엔 소나무 2세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 뿌리를 많이 내리기 전에 옮겨줘야 할것 같다. 붐비는 사람을 피해 산길로 접어들었다. 몇년전 짧은 산행 후 찾았을 때는 마곡사 주차장에서 마곡사까지가 참 멀게 느껴졌었는데 오늘 보니 걷기에 딱 좋은 거리였다. 고운 단풍을 보며 걸어서 그럴까? 마곡사 경내에선 이런 저런 행사가 진.. 더보기
나홀로 산행, 보원사지에서 개심사까지 개심사를 기점으로 한바퀴 돌까 하다가, 좀 늦으막하게 움직이고 싶어서 11시 35분발 버스로 보원사지로 향했다. 산을 넘어오는 단풍의 발길은 아직 더딘데 흙더미를 잔뜩 쌓아놓아 조금은 황량하게 느껴지는 절터에 주렁주렁 매달린 빨간 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누구 따는 사람도 따로 없을 터, 찬서리 맞으며 홍시가 되면 새들이 날아들겠지. 홍시가 몇개쯤 남아 있을 즈음에 한번 다시 와볼까? 보원사 주변에 마음과 소원이 담긴 기와가 많이 쌓여 있다. 날짜를 보니 오늘이네. 내가 오기 전에 써 놓은 따끈따끈한 기와불사 나태주님의 싯귀가 적혀 있다. 모두 꽃으로 품을 수는 없겠지만 노력은 해봐야겠지. 등산로 초입의 풀밭에서 나비들이 발목을 잡는다. 노랑나비, 작은주홍부전나비, 남방노랑나비.... 충분히 놀아.. 더보기
황매산 억새산행 어쩌다보니 내가 그 산에 있었다. 황매산. 즐거웠다. 행복했다. 산이 거기 있어서 산 풍경이 아름다워서 내가 그곳에 갈 수 있어서 함께 웃고 땀흘리며 걸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동생들 앞에서 철딱서니 없는 아이들마냥 좋아했다. "누나들 참 철딱서니 없지?" 까르르 웃는다. 철딱서니 없다는 말이 이렇게 유쾌하게 들려올수도 있는 말이었구나. 말이 나온김에 제안을 했다. 철. 딱. 서. 니. 넷이서 한글자씩 꿰차고 일년에 두번씩, 딱 2년만 함께 산행하자고. 겨울산행까지 더하잔다. 하여 1년에 세번. 2022. 10. 16. 일요일 철, 맑음님(딱) 둘리님(서) 시나브로님(니) 7시가 조금 안되어 도착한 제1오토캠핑장주차장. 조금만 늦었더도 아래의 은행나무주차장에 주차를 할뻔했다. 주차장에는 들어가지 못.. 더보기
익산 용화산 미륵산(22. 9. 24) 용화산 높이가 342m, 미륵산도 430m로 고만고만한 산 산 두개라 하지만, 따라갈만 하겠는걸 거리가 무려 10km인데 산행시간 4시간... 괜찮을까? 아뭏든 따라 나섰다. 미륵사지 석탑이 보고 싶어서. 미륵사지로 하산 예정이어서, 산행을 안하면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겠지만 산행도 하고 싶다. 서동공원의 마한박물관 옆으로 오른다. 선선한 날씨와 바람이 예보된 일기예보가 반가웠는데 바람은 별로 없었다. 그래도 산길이 완만한 육산인데다 참나무와 이런저런 나무들이 우거진 숲길이어서 좋았다. 완만한 산인데다가 느린 걸음 맞춰주는 동행이 있어 용화산까지는 그럭저럭 꼴찌를 면해서 올라갔다. 특별한 조망이 없는 용화산 정상 그곳까지 오르는 동안에도 헬기장빼고는 별다른 조망처가 없었다 용화산 정상과 미륵산 정상에서의.. 더보기
무등산 입석대 서석대. 무등산을 자주, 꽤 여러번 왔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록을 보니 입석대와 서석대를 오른것은 이번이 세번째요 안양산에서 올라 장불재에서 내려선 적이 한번 있었다. 그런데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아마도 나비탐사로 증심사 주변 언저리를 몇번 왔었기 때문인가보다. 이제 무등산의 봄, 여름과 겨울을 보았으니 가을을 보는 일만 남았다. 무등산의 가을을 만나는 날에는 광석대를 꼭 가보고 싶다. 2022. 5. 29일 증심사 주차장~ 당산나무~ 중머리재~장불재~입석대~서석대~중봉~중머리재~증심사주차장 내게는 긴 산행거리때문에 많이 망설이고 고민하다가 따라나선 길이었다. 정 힘들면 중머리재 까지만 갈 생각이었다. 당산나무에서 잠시 쉬면서 떼를 섰다. " 나 못가! 업고 가던지, 버리고 가던지 둘 중에 하나 택해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