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훼방꾼이 나타나면 사랑이 더 돈독해지고 깊어진다는데
나비도 그런 걸까?
엄지손톱만 한 푸른부전나비가 휙 날아오르더니 나뭇가지 주변을 맴돌다 날아간다.
사진을 찍어주려던 참이어서 아쉬운 마음으로
맴돌던 나뭇가지를 바라보는데
어라? 한쌍이 짝짓기 중이다.
훼방꾼이 아니었으면 못 보았을 멋진 장면이다.
적당한 장애물과 훼방꾼이 필요한 이유는
그로 인해 활력과 동기가 더 확실해지니까.
그것들은 성가시고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필요하고 고마워해야 할 존재인 것 같다.
산푸른부전나비와 푸른부전나비의 차이점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현장에서 한눈에 구분하기란 내게는 쉽지 않다.
이 사진을 찍을 때도 푸른부전나비이겠거니 하고 열심히 찍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확인하면서 보니
앞날개 외연쪽의 세번째 점이 삐딱하다.
혹시나싶어 고수에게 물어보니 산푸른부전나비가 맞단다.
날개의 색도 푸른부전나비가 더 희고 밝은 느낌이고
산푸른부전나비는 회색빛이 돌아 약간 어둡게 느껴진다.
콩과의 싸리나 고삼등이 식초인 푸른부전나비는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지만
황벽나무가 식초인 산푸른부전나비는 비교적 만나기가 쉽지 않은 나비다.
2023. 4월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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