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 계곡 주변 산기슭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는 나비지만
계곡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내가 선호하는 그곳으로 갔다.
이미 다른 곳에서 출현했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볼 수 있을 거라 기대를 했다.
산길에 접어든 지 얼마 안 되어 친구가 계곡에 앉은 나비를 발견했지만
도무지 내 눈에는 보이지가 않는다.
자리를 옮겨 날개를 폈을 때, 그제야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너무나 짧은 눈인사를 나누고 사라졌다.
사라진 곳을 바라보며, 따라가야 하나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만나줄 거면 다시 오겠지
다른 누군가라도 보내 주겠지.
과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리를 환영해 주었다.
수컷 두 마리가 계곡 주변에 내려와 아름다운 브로맨스를 보여주었다.
수컷끼리 저리 정다운 모습은 처음이라서 의아하면서도 즐거웠다.
유리창나비야.
내가 보고 싶은 것은 브로맨스가 아니라 로맨스란다.
다음엔 멋진 로맨스를 보여주기 바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오래도록 놀아준 유리창나비 덕분에
먼 여정의 피로도 잊은 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