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심사 가는 길
큰길 입구부터 차량이 막혀, 개심사까지 가야 하는 버스가 갈 수가 없다.
입구에서부터 걸어가는 수 밖에.
서둘러 내리느라 차에 휴대폰을 두고 내렸다.
버스 뒤꽁무니를 따라가 보지만 못 보고 그냥 내달린다.
마주 오는 사람에게 통화를 부탁해 보지만 두 사람에게 거절당했다.
세 번째 라이딩 중인 아저씨를 불러 세웠다.
친절하게도 휴대폰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한참 동안을 기다려 주셨다.
" 정말 감사합니다."
모처럼 멋을 내느라 부츠를 신었더니 운동화만큼 편하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밀려있는 차보다 내 걸음이 빠르다.
정체된 차를 뒤로 하고, 봄바람을 맞으며 걷다보니
빙긋빙긋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굴피나무 새순
으름덩굴 꽃을 찍고 있는데 지나는 행인들의 말소리가 들린다.
"무슨 향기지? 너무 좋은데~ "
모른 체 하려다가 으름덩굴 꽃향기를 맡아보라고 했다.
꽃이 많은 만큼 향기도 진하다.
큰 꽃이 암꽃이고, 작은 꽃이 수꽃이다.
되지빠귀의 기분좋은 노랫소리도 들려온다.
문제는...
수원에서 내려오는 친구와 연락을 할 수가 없다는 것.
진작에 번호를 외워둘걸.
만나면 좋고, 못 만나도 할 수 없는 일이니 일단은 개심사로 향한다.
그리고 일주문 지나 오솔길에서 운명처럼 만났다 ^^*
일주문 앞 사하촌의 길이 사람으로 꽉 차 있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역대 최고의 인파가 몰린 날이 아니었을까 싶다.
청미래덩굴
나비 앞에서 친구를 만났다. (큰줄흰나비)
친구의 눈에 나는 안보이고 나비만 보였단다 ^^*
겹벚꽃이 활짝 핀 경내를 슬슬 두바퀴 돌아 본다.
포인트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도 올 해 처음 보는 풍경이다.
벌써 시드는 것일까?
내가 제일 좋아하는 풍경인 심검당 옆의 만첩홍도의 상태가 영 빈약하다.
사진 몇장 찍고 나오는데, 아름다운 두 여인이 말을 건넨다.
사진 찍는 모습이 분위기가 좋아서 내 사진을 찍었다며 보여준다.
헉! 몰카에 찍힌거야
그래도 기분이 좋다.
흑백으로 처리된 사진의 느낌이 너무 마음에 든다.
오늘 멋을 내고 온 보람이 있군 ^^*
사진 정말 감사합니다.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
집에 돌아오는 길의 초지 풍경.
일년에 한두번은 이곳부터 개심사까지 걷는데.. 정말 아름다운 길이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던 개심사 산책.
겹벚꽃의 상태는 이번주말까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 풍경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우 목장 (4) | 2024.05.17 |
---|---|
개심사 가는 길, 두번째 (4월 27일) (6) | 2024.05.14 |
신두리 해안사구(천연기념물 431호) (3) | 2024.04.16 |
구례 치즈랜드 (2) | 2024.04.04 |
고창읍성 (모양성) (12) | 2024.04.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