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줄기를 가졌다고
깊은 뿌리를 가졌다고
힘들지 않은 것은 아니었으리라
그만큼 거둬야 할 것들도 많았을 터
눈부신 신록으로 빛나던
지난봄의 꿈을 딛고
가을로 달려가는 길목에 늘어 선 메타세쿼이아
햇볕에 그을린 아버지의 모습 같다.
칙칙한 얼굴빛하며 듬직하게 서 있는 모습까지.
그 속에서 철딱서니 없는 막내딸은
그 그늘을 걸으며 마냥 즐겁기만 하다.
흙길에 신발을 벗고, 손에 든 샌들 달랑거리며
맨발로 걷는다.
마주오던 어떤 이의 말
" 얼굴이 너무 행복해 보이네요 "
행복한 마음도 숨길 수 없나 보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 풍경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처럼 구름처럼, 2박3일 경상도 여행 (14) | 2024.09.30 |
---|---|
변산 마실길2코스, 노루목 상사화길 (11) | 2024.09.11 |
9월 10일의 선물 (8) | 2024.09.10 |
개심사 가는 길 (7) | 2024.08.25 |
여름휴가 (0) | 2024.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