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다니던 길이라해도 같은 것을 보는 날은 드물다. 어느날은 어떤 나무가 또 어느날은 어느 꽃이 .... 마치 그곳에 없었던 것처럼 새삼스럽게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며칠전 비목나무꽃을 처음 본 이후로 그 나무를 볼 수가 없었다.
누가 나물로 뜯어간것일까?? 탐스런 꽃 한송이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선밀나물 어제(5/5) 혼자서 오른 옥녀봉 샛길이 있어 무작정 내려섰다. 이십여미터쯤 내려갔을까? 잘 다듬어진 봉분주변에 보라색 조개나물들이 마치 보초를 서는 듯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탁 트인 시야의 언덕엔 백선, 쥐오줌풀등 많은 것들을 품고 있었다. 뉘신지 모르오나 백골이나마 외롭지 않겠구나 다시 언덕을 올라 되돌아 올까 생각했지만 길이있으니 그냥 앞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좀 무서운 생각이 들면서도 호젓해서 좋다. 한참을 걷다가 무조건 위쪽으로 난 좁은길을 오르니 주등산로로 나온다. 샛길로 빠진곳과 빠져나온곳이 너무도 가깝다. 그 가까운 길을 그렇게 멀리 돌아왔구나.
5월 6일 두명의 동행과 다시 찾은 그 샛길 언덕 옆 덜꿩나무 들꿩도 아니고 덜꿩이 뭘까? 사진상으로는 팥배나무와 구분을 못했는데 실제로 보니 확실히 알겠다. 꽃의 크기도 잎 나는 모양도 다르다.
이건 고추나무..자신이 없었는데 와서 찾아보니 확실하다. 꽃이 피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직은 모두 봉오리 상태다. 잎은 나물로, 열매는 마른기침에 좋다하네. 목재는 나무못을 만든다고
길섶에 둥굴레가 귀여운 꽃을 매달고 있고 길이 아닌 길에 애기나리가 발디딜틈도 없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오늘은 사진으로만 보았던 반디지치와 금붓꽃을 처음 만난 날이기도 하다. 반디지치는 생각했던 것보다 꽃이 컸다. 솔잎에 가려 겨우 고개만 내밀고 있는 금붓꽃 한송이
힘겹게 잎을 밀고 나오는데.... 주변을 보니 개체수가 엄청 많다. 잎이 나온것을 살펴보니 잎 모양은 사진에서 보았던 두루미천남성이 맞는 것 같은데 꽃이 없어서 자신할 수가 없다. 아직은 날개도 힘이 없다. 가녀린 참꽃마리 한송이 하늘말나리(?)
청미래덩굴 가시에 찔리며 잡목에 걸리며 땀에 범먹이 되어 찾은 주 등산로 그 길이 너무나 반갑다. 오늘 처음 만났던 꽃들보다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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