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이 꽃을 오야꽃이라 불렀었다.
메꽃이라는 이름을 안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나팔처럼 생긴 꽃을 따서 입에다 대고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오야오야"....소리를 냈었다.
그게 무에 그리 재미있었는지...
자주 하는 놀이였었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들녁으로 나가면 간식거리가 참으로 풍부했다.
삐비에서부터 싱아, 찔레순과 꽃, 아카시나무 꽃 등
완전 자연산 생식...
그런데 어릴 때 편식이 무척 심하였고 간식거리라고 예외는 아니어서
찔레순이나 아카시꽃등은 먹지를 않았었다.
하얀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목놓아 울었지..........
장사익의 찔레꽃...좋아하는 노래지만 따라 부를수가 없다.
워낙 음치인데다 노래도 어렵고...그래도 띄엄띄엄 한 소절씩 흥얼거리기는 잘한다.
찔레꽃처럼 노래했지 찔레꽃처럼 춤 췄지 찔레꽃처럼......
찔레꽃처럼 한다는 것이 어떤것일까?
토끼풀은 제비꽃과 더불어 여자 아이들에겐 무척 친숙한 꽃이다.
언니를 따라 나온 개울가 빨래터
언니가 빨래를 하는 동안, 그리고 훌훌털어 풀밭에 널어놓은 빨래가 마르는 동안
한아름 뜯어다가 화관이며 목걸이 반지 시계등을 만들었었다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지는 꽃목걸이를 만드는 동안 그리고 그걸 목에 걸고 다니면
그 무엇도 부러울것이 없었다.
지금보다 많은 것이 부족하고 불편하던 시절이었지만
그다지 부족함을 느낀 기억이 없는것을 보면 행복이란 그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곧 아카시꽃도 피겠다.
아카시나무 새순과 꽃은 먹거리이기도 했지만 아카시나무 잎은 여자아이들에겐 또 다른 용도로 쓰이곤 했다.
잎을 하나하나 떼어내고 줄기로 머리를 돌돌 말아 파마?를 했던 것이다.
몇번 빗어내리면 다 풀어지는 것을
몸치장에 둔감한 나도 몇번인가 해보았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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