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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05~2010)

무기 성능 테스트,,옥녀봉~성왕사~지장재

2008.  1.  6

향순이와 둘이서

 

지난번 걷다가 되돌아선 상왕사 방향의 길..그 뒤편이 궁금하다.

친구에게 함께 걷기를 청하니 기다렸다는듯이 달려나와 주었다.

목장안길을 걸을까 했었는데 대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개집쪽으로 직진을 하라고 하셨는데 친구가 개집은 피하고 싶단다.

할 수 없이 오른쪽 임도로 내려서 오를만한 곳을 찾아보기로 하였는데 몇걸음 안가서 잘 정돈된 묘지 왼쪽으로

오름길이 보였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양옆의 편편한 도로를 두고 가운데 좁은길로 들어섰다.

표지기도 있었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그 길이 봉오리로 치고 오르는 지름길로 보였기 때문이다.

애고...애고...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가파른 오름길이 끝이 보이지가 않는다.

내려올때도 힘들겠는걸 걱정을 하며 땀에 흠뻑 젖어 그 길을 올랐다.

봉오리에 올라서니 산불감시탑이 서 있고  성왕산 252미터 라는 괜차뉴님의 표지기가 달려있다

잠시 이쪽 저쪽을 살펴보고  좀 더 걷고 싶은 아쉬움이 역력한 친구에게 미안했지만 되돌아오는데

앞에서 걸어오던 두분의 아저씨가 우리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란다.

가야산에서 바다가 자체가 무기라는 말을 할때까지만해도 설마 그 정도까지야 했었는데

그 말이 사실인가보다.

아주 성능이 괜찮은 무기...그렇지 않고서야 그분들이 그리 놀랄일이 없지 않겠는가말이다.

잘되었다 싶어 그 너머의 길을 묻는데  바로 옆으로 내려서면 성왕사란다.

괜차뉴님께서 설명을 해주셨지만....이제서야 알겠다

아마도 묻는 사람과 대답하는 사람이 생각하는 위치가 달랐던 모양이다. ^^*

15분이면 성왕사를 다녀올 수 있다는 말에 가던발길 되돌려 성왕사로 향했다.

내려서는 길 또한 제법 가파른데..주변의 소나무들이 산사와 어울리게 더 멋져보였다.

조용한 산사는 토방위에 신발 두 켤례가 나란히 놓여 있을뿐 적막했다.

커다란 느티나무와 고염나무...그리고 은행나무

평생 외로움과 싸워야 한다는 은행나무.....

썩어가는 아랫가지 위로 눈물처럼 뚝 뚝 떨어뜨리고 있는 뿌리내림의 안간힘..그 삶에 대한 애착이 안스럽기까지하다.

따서 건네는 꼬들꼬들 말라가는 고염을 입에 넣었다.

첫맛은 달콤하니 제법 먹을만하더니 끝맛이 영 아니다.  아직도 떪은맛을 지니고 있다.

끝맛이 떪은 사람을 만나면 고염같은사람....그렇게 불러야겠다.

돌아오는길

성왕산 그 가파른 오름길을 어찌 내려가나 걱정을 하였는데  얼마 내려오지 않아 평평한 고갯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라...이 길이 아닌데

내려오면서 샛길을 놓쳐버렸나보다.

표지기를 따라 아래로 내려서니 삼거리가 나왔다.

바로전에 오른 길도 찾지를 못하다니...둘이서 깔깔대며 내려왔다.

그리고 뭔가 이상하다며 산 이름을 묻는친구..아마도 상왕산과 헷갈렸나보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 힘이 들었다.

친구도 힘들었나보다.. 어라 또 오름길이네 하며 난감해한다.

누군가 지장고개까지 마중을 나와준다며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혹시나 조금이라도 가까울까 지장고개에서 시내로 내려섰는데 별반 차이가 없는것 같았다.

힘은 들었지만 숙제하나를 해결한듯 시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