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8. 2. 10 일요일
함께한이 :
순 사 파 : 괜차뉴, 블랙버드, 산호자, 산폴, 힘센맨, 김호준님 이상 6명
서 부 파 : 산지기, 손하나로, 흔신, 파도, 차파리, 자연인, 솔방울, 맑은바다 , 덩순이, 돌멩이 이상 10명 (존칭생략)
명절 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손을 잡고 왔는지, 발목을 잡고 왔는지, 꼬랑지를 잡고 왔는지
번개치고는 제법 많은 인원이 이번 정맥길을 함께 걸었다.
어쩌면 명절끝이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몸안에 쌓아놓은 것들을 버릴때가 되었을테니 말이다.
버스를 탈 예정이었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집결지까지 차를 가지고 가겠다고..
승용차 한대에 여섯명...정원초과로 걸리면....순사파들이 계시니 걱정없겠지
괜차뉴님과 블랙버드님도 승용차로 도착
드디어 들어오는 직행버스 한 대...모여있는 일행들을 보며 웬떡이냐 싶은지 기분좋게 웃으며
멈춰서는 기사님한테 미안해지네.
다음버스로 산지기님외 다른 일행들 도착 모두 열네명이다.
어송에서 10시 출발
(팔봉중학교로 향하는 구도로를 걷는 일행들)
팔봉중학교....산폴님의 모교란다.
교정을 지나 나무 울타리의 개구멍흔적...그다지 많은 발길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는것이
아마도 산꾼들이 만들어 놓은 개구멍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했다.
개구멍을 지날때면 묘한 쾌감 같은 것이 느껴진다..
뭔가 비밀작전을 수행하는 특수요원이라도 된 듯한...
(개구멍을 넘고 있는 덩순이님)
조금 걷다가 만난 배나무 과수원.
하얀 배꽃이 피었을 때의 모습은 말할 수 없이 환상적이지만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굵다란 가지들을
그대로 드러낸 모습 또한 또다른 매력으로 눈길을 잡아끈다.
혹한을 견뎌내며 길러낸 알래스카 순록의 뿔처럼 순하면서도 위용이 넘치는 모습이다.
(과수원의 배나무의 모습이 멋지다)
마을을 지나 그 끝에서 괜차뉴님께서는 다른 길로 빠지고 나머지 일행들은 숲으로 난 길을 향했다.
솔걸이 예쁘게 쌓인 산길은 폭닥폭닥 걷기에 좋았지만 군데군데 생활쓰레기들이 버려져있었다.
마을을 가로질렀으면 금방 닿았을 길을 산길을 돌고 돌아서 만났다.
하긴 지름길이 언제나 좋은것만은 아닐것이다.
그 마을을 지나며 곳곳에 표지기를 달고 계시는 괜차뉴님
산호자님을 나무위에 올려놓고 괜차뉴님과 산폴님 너무 좋아하신다.
그 숲을 지나 만난 굴포운하지
17리 물길을 바위에 막혀 십리를 뚫고는 중단했다고 한다.
굴포운하지 옆을 걷고 있는 일행들..
그곳에서 힘센맨님께서 합류하셨다.
(굴포운하를 옆에 끼고 걷고 있는 일행들)
이제 떡국 한사발을 먹었으니 철이 조금 더 들은 것일까?
그동안에 전혀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참 고맙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모르는 산길을 안내하시는 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갖고 있었지만 처음 그 길을 낸 사람들...
그리고 그 길에 대한 고마움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목적지가 있고 그곳에 다다르는 길이 있고 그 길을 안내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인가
이제부터는 그 길을 어렵다고, 힘들다고 투정부릴 수 없을 것 같다.
팔봉산이 멀어졌다 가까와졌다 하는 동안에 지도상의 붉은재는 어디였는지 모르겠다.
팔봉산이 1봉부터 팔봉까지 그리고 그 양옆의 주변 산군까지 한눈에 펼쳐져보인다.
팔봉산의 이런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파노라마가 참 멋지다.
(커다란 바위를 병풍삼아 묘를 쓴것이 신기해서.....)
어디쯤일까?
중간에 도로를 만나는 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뒤늦게 이곳에서 자연인 합류.
아뭏든 힘센맨님과 자연인님의 그 열정을 알아줘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벌어진 윷놀이 한판
일명 순사파와 서부파의 대결
그 세기의 대결은 예상을 깨고 서부파의 승리로 끝났다.
덩순이님이 빽도 한방으로 순사파를 가볍게 눌러버렸던 것이다.
이제 순사파..무서워 할 이유가 없겠다 ㅎㅎㅎ
한참을 걷다가 앞선 일행들이 저만치 앞서 가는데 뒤에 오시던 괜차뉴님께서 오른쪽으로 오르라 하신다.
정상은 밟고 가야 되지 않겠느냐고
오석산 정상 162미터 아마도 그냥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을 듯 싶다.
우리 일행중에도 손하나로님, 덩순이 나 괜차뉴님 네명만이 그곳을 밟고 지나갔다.
이미 알고 있어서 그냥 가신 분들도 계실터이고, 별 특징없는 산 정상이 관심이 없어서일수도 있고....
(오석산 정상...고도는 바람결에 흘려들은 풍월이니 괜차뉴님 수정해주시길....)
멀리서부터 벌목이 된 곳에 하얗게 눈이 쌓여 눈에 띄는 산
누구는 흥주사 뒷산이라하고 누구는 무명산이라 하고 누구는 백화산 앞산이라 했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산님이 웃지 않았을까?
그곳에서도 팔봉산이 한눈에 들어왔고 절반쯤은 눈에 덮힌 인평저수지도 보였다.
(오늘 서부파를 승리로 이끈 주역들.....오늘의 챔피온 덩순이님입니다.
흥주사는 방향이 달라서 그냥 백화산을 향했다.
경사도가 만만치 않을거라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멀리보이는 멋진 바위봉오리들
태을암까지 내려갔다 다시 정상으로 올라 체육관쪽으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모두들 태을암을 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정상에서 잠시 쉬고 단체사진 촬영하고 하산
(정상에서....우연인지 둘씩 짝을 지었는데.....이름 때문인지 손하나로님만 혼자서....)
내림길에 불쑥불쑥 나타나는 바위들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사람들 산호자님 그리고 자연인님, 바다님 그리고 나
하산길
바위의 특징들을 잘도 잡아낸다.
멋진 좌대위에 생불이 되어버린 산폴님 괜차뉴님 파도님
마야부인과 석가모니께서 얼마나 기쁘셨을까?
내가 언제 딸도 낳았던가 머리를 갸웃거리셨을 마야부인...석가모니께서는 아마도 새로생긴 여동생이 반가웠을것이다.
바위 능선길에 탁 트인 조망
능선이 짧은 것이 좀 아쉽지만 이 길도 언제 걸어도 좋은 길이다.
(죽었다 깨어나도 S는 안되겠고 C자라도 한번...)
소나무가 멋진 문을 만들었다.
문 밖에 서 있는 그대는 자연인인가 돌멩이인가?
아니면 문 안과 밖이 다르지 않음인가?
내려오다 만난 일명 옆구리터진만두바위....
그 터진 연한 속살을 비집고 꼭대기에 오르는 자연인...
흉내를 좀 내보려 했으나 실력도 없는데다 꼴찌라 마음까지 조급하니 안되겠다.
다음을 기약해야지. 방법을 조금 배웠으니 언제 와서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거기서부터 냅다 뛰었다.
구르는 재주밖에 없는 나이지만 어쩔수가 없다.
저만치 체육관 앞 도로변에 모여있는 일행들이 보인다.
몇시인지 모르겠다.
산지기님 말을 인용 여섯시간의 산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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