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5. 25일 일요일
벌써 두달전부터 계획된 산행이었는데 여러 일정과 겹쳐 미루고미루다보니 오늘에서야 하게 되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남편의 휴무일이다.
지난번 귀가가 늦은 바래봉 산행때문에 아직도 맘이 불편한데
모처럼 쉬는 일요일 산에 가야한다고 이른 아침밥을 주고 집을 나서기가 미안하다..
서산에서 8시 20분차를 타려면 늦어도 여덟시에는 나가야 되는데 그러자면 우리로서는 새벽밥을
먹어야하는 것이다.
안가자니 아쉽고 가자니 시간이 그렇고....
다행히 바다도 한숨자고 간다기에 열한시쯤 주공에서 출발하기로 하였다.
(멀리 보이는 파란 창고건물...바다와 함께 합류한 솔그림팬션부근)
태안에서 김밥 몇줄 사고 안흥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연포해수욕장에서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일행들의 진행속도가 꽤나 빨라 벌써 연포를 지났다고 했다.
부대들어가는 입구를 지나 솔그림팬션이라는 멋진 팬션이 있는 곳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연락을 하니
한시간쯤 후에 그곳에 도착할 예정이란다.
슬슬 구경이나 하자며 팬션을 지나 뒷산에 올랐다.
산소주변에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무리지어 피어있는 토끼풀꽃을 보면서 하얀민들레라고 말한 바다 때문에 또 한바탕 웃었다.
가끔 엉뚱한 착각을 하는 재미있는 친구이다.
찔레꽃이며 아카시아 으아리도 벌써 피었다.
연보라빛 구슬붕이도 땅에 붙어 예쁘게 피어있었다.
조뱅이...왕의 위엄과 힘을 느끼게 하는 엉겅퀴와 달리 왕비처럼 부드러운 느낌이다.
조금더 진행을 하니 길가에 벗나무가 줄지어 심어져있는 포장도로가 나왔다.
바다가 보더니 부대 올라가는 길이라고 한다.
그 길을 건너 반대편 숲에 접어드니 여기저기 취나물이 보인다.
누가 라면을 가져왔을까 싶어 취나물을 뜯었다.
라면 끓일 때 취나물을 넣고 끓이면 국물맛이 끝내주게 맛있었다.
한참 나물을 뜯고 있는데 입구에 도착했다고 오라는 연락이 왔다.
부랴부랴 내려가 배낭을 챙기고 있는데 저만치 일행들의 모습이 보인다.
올라가다보니 아까 우리가 있었던 그 길을 올라가고 있는것이 아닌가
(지난번 정맥 때 보았음직한 맹금염전이 아닐까 싶은데..)
어제보다는 괜찮았지만 꽤나 더운날씨에 큰길을 버리고 산길로 접어들었다.
친구는 어제 팔봉산행에 이어지는 산행에 무척 힘들어했다.
다시 도로로 나와 걷다가 잠시 휴식을 취하고 몇발자욱 안가니 길가에 앉아 일행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인사를 드리고 짐을 풀었다. 여러가지 먹거리들... 라면을 끓이는 팀이 세팀이나 있었다. 푸른뫼님께 뜯은 취나물을 내어미니 좋아들 한다.
현태아빠의 떡라면...프른뫼님의 취나물라면...돌샘님의 보리차라면...취라물라면은 국물맛이 정말 좋았다.
배가 고팠지만 조금 먹으니 금새 배가불러저 조금밖에 먹을수가 없었다.
고구마에 빵에 감자에 먹을게 천지인데......또 금새 배가 고파질텐데....
부대끝에서 왼쪽으로 철조망을 따라 걸었다.
그 길엔 골무꽃이 지천으로 피어있었다.
무슨 산인지 산 하나를 힘겹게 넘었다.
계속 이어지는 산길이 완만하지만 힘들게 했다.
힘겹게 산을 넘으니 바다가 옆으로 보이고 곧 갈음이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작고 아담하지만 솔숲이 예쁜 해수욕장이었다.
갈음이 해수욕장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먹고 풍경을 즐겼다.
백사장 한가운데 서 있는 소나무 한 그루...멋진 모델이 되어주고 있는 나무란다.
역시 나무에 오르시는 산호자님과 솔방울을 주워모아 솔방울을 백사장에 써보며 좋아한다.
다시 출발.
산길내내 손바닥만씩한 취나물이 지천으로 널려있어 나물을 뜯는 재미도 괜찮았다.
하나 뜯어서 향기 한번 맡아 보고..취나물 향이 얼마나 향긋한지...나중에 아나고구이 먹을때 취나물에 싸서 먹었다.
그 길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제비난..그리고 매화노루발도 보았지만 사진을 찍지 못했다.
제비난을 찍으면서 손수건을 떨어뜨렸는지 솔방울한테 선물받은 손수건이 보이지 않는다.
어디쯤인지 돌너덜지대를 지나면서 바라보이는 물안개 덮힌 가의도와 안흥의 모습이 멋지다.
신진도와 마도도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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