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6. 15 일요일
서부산악회 창립 20주년 기념 산행
서부산악회가 벌써 창립 20주년이 되었단다.
남들이 만나 이십년을 쭉 이어오기가 쉬운일이 아니겠지만 산을 좋아한다는 그 공통점이 구심점이 되어
오랜 세월 이어졌을 것이다.
그래도 가끔씩 갈등이 나처럼 그런데에 관심없는 사람에게도 느껴질 정도로 표면에 보인다.
산을 좋아해서 찾아왔고, 산을 사랑해서 모인사람들이니
그 이외의 이유들이야 무슨 대수겠냐 싶은데도 그렇지가 않은 모양이다.
회장이 누가 하느냐에 따라 오는 사람 가는 사람이 있는것을 보면 말이다.
후배인 솔방울님이 부회장을 맡아 행사준비를 하게 되었다.
도와주긴해야 할것 같은데 일은 할 줄 모르고 그냥 짧게 산행을 끝내고 심부름을 좀 도와주기로 했다.
전날 장을 보는데도 따라다니면서 함께 했다.
그런데 한현순 전 부회장님이 도와주기로 했다면서 산행을 해도 된단다. 그 대신 일등으로 내려오라는데....
내심 좋기는 하지만 일등으로 내려온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닌가
계획대로 개심사에서 시작해 짧은 산행을 하기로 하였다.
덩순이와 김기순씨라는 미희 친구 한명이 합세해 세명이서 개심사로 향했다.
덩순이 남편이 데려다 주었다.
모처럼 찾은 개심사
일주문에서부터 우거진 녹음에 마음마져 파릇파릇 생기가 되살아나는듯 하다.
반가운 까치소리, 새소리
덩순이는 새소리도 녹음해보지 그러냐고 한다. 동영상으로 담으로 새소리도 담을 수 있을까
나도 그리해보고 싶다.
세심동 개심사라는 입석을 지나는데 사진으로만 보았던 박쥐나무 꽃이 매듭같은 예쁜 모습으로 달려있다.
우람한 적송은 대부분 용틀임을 하는듯한 자태로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고 있다.
개심사 입구에 들어서자 작은 메모난 연못이 싱그럽게 다가온다.
아직 수련은 피지 않았지만 물속의 나무 그림자가 꽃보다 아름답다.
계단의 공작단풍너머보이는 처마가 멋스럽다.
명부전 앞을 지나고 돌아보니 교태스럽지 않게 단아한 지붕끝자락이 나란히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고즈넉하니 좋았다.
개심사 뒷산을 오르면서 천마도 만나고, 땅에 떨어진 꽃과 열매를 보고는 위를 올려다보며 무슨 나무일까 헤아려가며
여유만만하게 산을 오른다.
굴피나무 꽃과 까맣게 익어 떨어진 버찌들이 길을 막아선다.
계곡쪽과 일락산 길림길에 올라섰다. 잘하면 계곡에서 올라오는 후미팀을 만날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산호자님한테서 온 소식...계곡길을 지나 능선길에 올라섰단다.
어쩌면 잠시후에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오지 않고....팔각정에 도착했다는 산호자님..... 산길에서의 조우는 틀렸다
천천히 와도 된다고 했으니 여유있게 걸어도 되겠다.
정코스로 간 사람들도 그 코스를 네시간에 타기는 어려울것이다. 목장길로 돌아가도 되겠다 싶었다.
그러나 그 길은 내려서는 길을 모르는터라 용현집으로 내려설지 저수지 옆으로 내려설지 그도 아니면
그 어떤 곳으로 내려설지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목장 지나면서 오른쪽 길이 있으면 무조건 그리고 내려서기로 마음먹었다.
시
푸른 초지의 풍경은 길마져 새롭게 보이게 했다.
두번씩이나 지난 길이건만 걷는 그 길이 처음처럼 새롭다.
풀밭속에 멋진 소나무 두 구루...그 곳을 걷자니 뱀이 나올것도 같고 여간 신경쓰이는것이 아니었는데
풀숲에 피어있는 이질풀인지 쥐손이인지 작은 꽃과 감자꽃을 닮은 도깨비가지?가 지천으로 피었는데
가지에 난 가시가 여기저기를 얼마나 찔러대던지...
(받은 감사패를 잔 삼아 맥주를 드시는 산지기님)
목장을 벗어나 얼마를 걸으니 오른쪽으로 넓다란 길이 나 있어 그리로 내려섰다.
취나물을 뜯으며 한참을 내려서다 왼쪽으로 갈림길을 지나 그대로 직직을 하였는데
웬걸.. 방향이 이상해진다.
다시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듯한 느낌...우거진 풀숲
되돌아 아까 지나쳤던 왼쪽길로 내려서야 할 듯 싶었지만 모두들 그냥 가보기로 했다.
걱정을 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취나물이 너무나 반갑다.
삼겹살 먹을때 싸서 먹어야지.
이십여분 걸었을까? 길을 잘못들지는 않았구나 싶은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눈앞이 환해지면서 용현2리 마을회관이 보이고 그 주변에 오가피나무며 오디가 까맣게 익은 뽕나무
작고 앙증맞은 꽃을 피운 고염나무가 눈에 보였다.
오가피잎을 따고, 뽕잎을 따고, 오디며 앵두며 버찌를 따먹고...
요즘같으면 산에서 몇날며칠을 살아도 굶어죽을 염려는 없을것 같다.
(즐거운 식사시간...모두들 즐거운 표정으로 즐기고 있다)
내려오니 역대 회장님 몇분들과 운영진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뭐 한거는 없지만서도 그 자리에 끼어들어 함께 삼겹살을 먹고 거시기를 먹었다.
(식사 후 족구 한 게임....나두 하구 싶은데..ㅠㅠ )
예정보다 늦은 시간에 참가회원들이 하나 둘 내려오고 즐거운 시간이 계속되었다.
보물찾기는 산행을 하지 않았으니 혹시 경품에라도 당첨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보지만
한끝차이로 비껴가는 번호표
그런 행운이야 없은들 어떠랴. 마냥 행복한 시간인것을
한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구조요청이다.
오늘 처음 참석한 꿈꾸는님이 수정봉으로 빠졌단다.
꼬리를 잘 잡고 다닐일이지...전적이 있는 나로서는 할말이 없지만서도...
꿈꾸는님...사후대처를 잘 하시면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습니다.(카메라만 둘러메지 마시고 먹을것도 둘러메고 다니십시요 ^^*)
식사를 끝내고 족구한판을 한다는데 더위탓인지 식후인지라 그런지 몇명 나서지를 않는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 코트안으로 들어섰다.
함께하는 이들이야 재미없었겠지만 헤딩도 해보고 헛손질에 헛발질...엉뚱한 곳으로 튀는 공...재미있다.
정식경기가 시작해 빠질수밖에 없었다.
아~ 이럴때 나도 남자이고 싶어요.
어느 행사든지 큰일을 치르고나면 아쉬움이 없을 수 없겠지만
애쓴 집행부 임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도와준 회원님들 덕분에 스무살 성인식은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으로 기억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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