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8일 일요일
코앞에서 접어양 했던 지난해의 아쉬움때문일까?
새해 첫 정기산행지인 계방산 신청자들이 줄을 이어 45인승 버스를 가득 채우고 출발했다.
정상의 추위가 장난이 아니라는데...도대체 몇겹을 싸고 가야될까?
다섯겹이면 그런대로 견딜만 하겠지.
기대 반, 걱정 반. 그렇게 출발한 계방산
버스안에서의 회원 소개 시간.
지난 12월 타 산악회를 따라가면서 느낀건데..이런 시간도 꼭 필요하다 싶었다.
함께 산행을 하면서도 누가누군지 알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기산행에 대한 포상이 마음에 들었는지 만기산행의 의지를 불태우는 회원들도 여러분 있었다.
특히 산새님...
일년 내내 산새의 즐거운 지저귐을 들려준다고하니 기대가 된다.
가는 길목의 휴게소마다 산행객들을 실은 관광버스로 주차장이 비좁은걸보니
오늘 산행이 어떨지 짐작이 간다.
운두령 고갯길도 막혀 저만치 앞에 두고 내려서 걸어갔다.
도착하면서 내리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지만 날씨는 겨울이 무색하게 너무 포근했다.
준비를 마치고 운두령 계단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폭이 2미터 쯤 되는 계단에 콩나물처럼 빽빽히 들어선 산행객들
올라가면서 뒤돌아보니 머리만 가득하다.
예상은 했었지만...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똥자루 밀려나오듯이 앞사람에 끌려 뒷사람에 밀려 한발한발 앞으로 내딛는다.
높은 고개에서 시작한 때문일까?
계단을 올라 그 이후는 한동안 편안한 능선을 걸었다.
옆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흩날리는 눈발이 제법 차갑게 볼을 때렸다.
보이는 건 긴게 줄지어 걷는 사람들과 눈쌓인 경사면, 그리고 간간히 푸른빛을 보이는 산죽 뿐.
한시간여 올라 첫번째 휴식
족발과 떡, 과일... 그리고 갖가지 음료?
거절하는 잔을..숨기고 싶은 과거?까지 들추어내며 권하는 산조아 언니때문에 한잔...
분홍색 음료..너무 맛있다.
잔가지에 조금씩 꽃을 피워가는 눈과 안개
두시간쯤 올라 도착한 공터의 풍경은 지금까지의 조금은 밋밋한 산행의 아쉬움을 달래기에
충분하도록 아름다웠다.
중간에서의 또 한차례 휴식과 간식 후 정상을 향하는데...
벌써 정상을 지나 백조언니와 내려가고 있다는 겨울산님. 행여 다른길로 빠질세라 길을 설명하는데
이건 쇠귀에 경 읽기..^^*
정상엔 정상석 쟁탈전이 치열하다.
인생에선 먹는게 남는거고 산행에선 사진이 남는거다? ^^* 그렇다.
방빼라 소리치며, 자리잡으라 외치며 정상에서의 시간을 사진에 담는다.
운무가 오른쪽 능선의 한쪽을 가득채워 그려내는 풍경이 아름다웠지만 겹겹이 운무에 쌓인 산너울을
보지 못해 아쉽다.
하산길에 뒤돌아본 풍경도 아름답고, 세월을 가늠할 수 없는 주목의 모습이 고고하다.
안기라는 듯이 속을 비우고 서 있는 주목앞에서 줄지어 기다려 한번씩 안겨보는 사람들
내가 주목이라면 어떨까?
보람과 즐거움도 있겠지만 성가시고 귀찮을것 같다.
하산길에 기대했던 눈썰매는 많은 인파로 인하여 꿈도 꾸지 못하고 내려오는데
비료푸대가 사람을 알아봤는지 손에 들어온 비료푸대 한장
짧은길이지만 아쉬운대로 즐거운 웃음으로 산행을 끝냈다.
그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며 즐거워하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내며
함께하지 못한 산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사람들
바다님 당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아시지요?
문득 아름다운 것과 마주쳤을 때
지금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대는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그윽한 풍경이나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은 정말 강하거나
아니면 진짜 외로운 사람이다
종소리를 더 멀리 내보내기 위하여
종은 더 아파야 한다
모두들 강한사람도, 외로운 사람도 아닌 사랑하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특히 .....
제대로 맛을 낸 음식 앞에서....생각만 하지 말고 돌멩이를 불러주신다면..^^*
오늘 함께 산행하신 분들 모두 반가웠고 수고하셨습니다.
시간맞춰 차량 대기해준 겨울산님 고맙고, 썰매 끌어주신 손하나로님 고맙습니다.
맛있는 간식 싸오신 분들 정말 고맙고, 사진찍어주신 여러분들..쭈욱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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