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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05~2010)

2009 시산제 원효봉~ 일락산

2009.  2.  15일 일요일

 

간단하게 산행을 하고 뭔가 도울일이 있으면 손을 보태리라 하는 마음으로 솔방울부회장과 맑은바다님과 함께

행사장인 일락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임원으로서 행사진행에 책임을 맡고 있는 솔방울과 맑은바다는 산행을 포기하고 바로 행사를 준비한단다.

나는 일락산을 한바퀴돌고 도우리라 마음먹고 앞서시는 김대웅 전임회장님을 따라 산길로 접어들었다.

오랫만에 오르는 일락산

이마에선 땀이 흐르는데 손은 시리고 매서워진 날씨에 어디에 맞춰야할지 몰라

자켓은 벗어 허리에 두르고 두툼한 장갑을 꺼내 손에 끼었다.

포근한 오솔길도,  멋진 황락저수지가 보이는 풍경도 즐길 여유 없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김대웅회장님을 따라가기에 바쁘다.

 

아마도...

임도 근처에서 선두그룹을 만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일락산을 절반도 오르기전에 내려오시는 푸른뫼님을 만났지만 사진한장 찍을 새 없이  내려가신다.

중간의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니 석문봉에 피어난 상고대가 보였다.

하얀 세모시로 단장한듯 고운 석문봉의 자태에 마음이 동하셨는지,  석문봉까지 갔다오자 하시는 김대웅회장님.

자신이 없어 다녀오시라하고 나는 임도로 내려가리라 마음먹고 걸음을 재촉하는데

앞에 오시는 흔신님과 오렌지, 해월님 일행들.......잠시 후 빨강돼지님과 오솔길 조연상님

방금 임도로 내려섰다는 산새님을 소리쳐불러야하나 고민하는데 산조아언니와  덩순이부부, 인자무적님이 뒤따라 올라오고 있었다.

 

 

한해가 가고 또 한해가 시작되었다.

일년전 시산제를 지내면서 마음속으로 기원했던일들...  산에서 이러하리라 다짐했던 마음들을

지난 일년동안 잘 추스렸는지 모르겠다.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다짐을 해본다.

 

우선 산에 들때  무겁든 가볍든 내 짐은 내가 지고 가리라

가끔씩 그랬다.

출발전부터 이건 누구에게 맡길까 궁리를 한적이 있었다.

산에서건 어디에서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무거운 짐은 지기 싫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의 짐을 나누어지지는 못할망정 내 짐은 내가 챙겨야겠다.

 

산길에서 만나는 자연앞에서

그것이 아주 작고 사소한 것일지라도 그것들에게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듯이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  길을 함께 걷는 사람들의 아름다움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구름속에 언뜻 비친 푸른하늘 한조각에도 얼마나  행복하던가

썩은 낙엽을 뚫고 올라오는 가녀린 꽃대를 보면 절로 환호성이 나오지

구름을 보지 말고 그 안에 숨겨진 하늘을 보며,  썩은 낙엽을 보지 말고 그 속에 꿈틀대는 생명을 보며

쉬어가는 발걸음 서로 나누는 물 한모금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