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4. 3일 토요일
연암산 삼준산...
2007년 12월의 첫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천장사 들머리의 밭에 우뚝 선 감나무에서 따 먹던 홍시의 잊을 수 없는 맛
그리고 삼준산 ??고개로 치고 오르던 가파른 산길
오늘은 그 길을 거꾸로 돌았다.
천장사에서 연암산을 오른뒤 삼준산을 들러 하산을 하였다.
9시 조금넘어 서산 출발.. 서울에서 오는 단아님을 터미널에서 픽업해 산으로 향했다.
들머리의 길이 어쩐지 예전과 달라보이는데..다른 길로 들어온것 같다.
천상사의 모습은 여전히 고즈넉했다.
푸른하늘도 그때그대로인듯 했는데 절 마당 입구 바위위에 손바닥만한 다보탑과 석가탑을 만들어 올려 놓았다.
절 왼편으로 오름길을 잡아 산길을 올랐다.
화재의 잔재속에 푸르게 서 있는 소나무군이 더 푸르르게 보였다.
그 오름길에 부도 한 기를 만났는데 경허스님 어머님의 부도라했다.
학구열이 넘치는 푸른하늘님은 주지스님을 잠깐 만나뵈었고 경허스님이 정진하시던 작은 방을 보았다며
이번 산행은 그것으로도 벌써 흡족하다고 하셨다.
8척 거구였다는 경허스님께는 그 방이 무척 좁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철저한 자료조사를 해오신 푸른하늘님 덕분에 오름길에 제비바위도 볼 수 있었는데
내 눈엔 왜 제비바위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제비바위에서 보는 풍경이 아름다웠는데 천수만건너 도비산도 보였고 고북저수지와 그 왼쪽으로 보이는 산군들도 아름다웠다.
일행들 뒤로 뾰족하게 보이는 삼준산
제비바위에서 연암산 오르는 길가엔 여리디 여린 솜나물이 꽃을 키우고 있었다.
행여 밟을세라 다들 발걸음이 조심스럽다.
연암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전망바위..
시원스런 덕산간 도로와 가야산 삼준산이 보이고 그 뒤로 용봉산의 악귀봉과 그 능선들이 희미하게 보였다.
드디어 연암산 정상
특별한 특징은 없지만 산불감시탑 때문에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곳이 연암산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금 내려서자 평평한 오솔길이 이어졌고
그 길에 딱총나무꽃봉오리며 생강나무 길마가지나무꽃등을 볼 수 있었다.
전에 가야산 헬기장에서 오래전부터 꽃봉오리를 키우고 있던 궁금했던 나무가 비목이라는것도 여러 사람들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 흔하지 않은 생강나무 암꽃도 만날 수 있었다.
연장이고개의 표지석에는 어느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냈는지..실타래가 걸려 있었다.
그 연장이고개에서 삼준산 오름길 중 오른쪽 소나무숲 근처 어디엔가
황록선운족도리풀이 있다는 겨울산님의 설명을 들었다.
언제 그 꽃을 보러 또 오게 될까?
삼준산 오름길 초입부터 앙증맞은 노루귀가 우릴 반겼다.
올해들어 노루귀를 처음 본다는 신종님과 단아님
사진을 찍느라 산길이 진행이 되지가 않는다.
요모조모 세심하게 살피며 산행하시는 푸른하늘님 역시 마찬가지였다.
꽃을 피울때만 알아볼 수 있었던 쪽동백나무
푸른하늘 님 덕분에 이제 결실로도..수피로도 알아볼 수 있을것 같은데....또 언제 잊어버릴지..
수피의 색이 검은색에 가깝도록 진하고 무늬가 잔잔했다.
갯골재에서 수양관쪽으로 길을 틀었다.
아늑한 곳을 찾아 점심을 먹기 위해서였다.
수양관쪽으로 향하는 길을 느슨한 산비탈을 돌아 편안한 길이었다.
멀리 홍성시내가 한눈에 보였고
가야산 덕숭산 용봉산등의 산줄기도 조망할 수 있었다.
하얀 남산제비꽃과 돌틈에 자라나는 돌나물....이 이끼와 돌과 햇빛과 아울려 늪이나 계곡의 느낌을 자아냈다.
여섯명이 가져온 점심을 맛있게 먹었는데
참 희안하게 미리 약속이나 한 듯이 여덟가지의 과일이 모두 제각각이었다.
그 광경에 모두들 신기해하며 탄성을 질렀다.
다시 산비탈을 돌아 갯골재를 거쳐 삼준산 정상에 올랐다.
가곡저수지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구불구불 아름다운 임도와 가곡저수지가 보이는 아름다운 조망을 볼 수 있다.
야생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 비밀의 화원에 가기 위해 하산을 재촉했다.
갯골재에서 천장사로 내려오는 길은 가파른 너덜길이라 무척 조심스러웠다.
임도 주변에 한송이 양지꽃...그리고 부화하여 꾸물대는 도룡농새끼들... 멀리 보이는 연암산
앞서 걷는 사람들... 길옆의 두 마리 흰 염소
모두모두 아름다운 풍경이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비밀의 화원에서 꽃사진들을 원없이 찍고는 바다님 생일이라 장어로 저녁파티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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