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12일 화요일
날짜도 잊혀지지가 않는다
2008년 6월 22일
친구와 둘이서 산자락을 걷다가 그 꽃을 만났다.
커다란 꽃송이에 아래에서부터 피어 중간쯤 피어올라간 그 꽃은
분홍빛 꽃색깔인데도 썩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매력은 없었다.
다만 처음보는 꽃이어서 사진을 찍어두었다가 한달쯤 지난뒤에 야생화까페에 그 사진을 올렸더니
난리가 났다.
어디서 보았느냐
언제 보았느냐
왜 이제서야 사진을 올렸느냐....
이름은 분홍바늘꽃이라했다.
강원도의 고산지대나 백두산 지역에서 사는 꽃이란다.
그런 아이가 이곳 서산에까지와서 내 눈에 띈것이다.
왜 하필 저를 제대로 알아봐주지도 못하는 내 눈에 띄었단말인가
아니 그것은 오히려 꽃에게는 다행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 해 여름은 사람들로부터 몸살을 앓지 않아도 되었으니 말이다.
2년이 지난 지금
두뿌리이던 분홍바늘꽃의 개체수는 여서일곱개쯤으로 제법 늘었지만
달리는 씨앗에 비하면
번식력이 그다지 좋은꽃은 아닌가보다.
아니면 좀 더 멀리 자리를 잡았을까?
그날
그렇게 첫 관계를 맺은 이 후
가끔 그 아이의 근황이 궁금하다.
오늘도 분홍바늘꽃을 만나러 그 길을 천천히 걸었다.
잎은 하늘타리가 맞는 듯 한데
꽃 모양이 다르다.
뭘까?
나중에 알고보니 하늘타리가 열매를 맺는 모습이란다.
꽃잎인줄 알았던 아래로 말린 저것은 꽃받침이었나보다.
문은 활짝 열려있었지만
내게 그것은 문이 아니었다.
들어갈 수 없었으므로
중생의 출입을 막아놓고 참선을 해야 득도를 할 수 있나
중생은 불전을 싸들고 와
내 복을 빌고
선승들은 속인들과의 사이에 선을 그어놓고
누구를 위한 수행을 하는것인가
기웃거려 본들 그곳에서 내가 볼 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을것이기에
그냥 지나쳤다.
고추나물.
두장씩 마주 난 잎이 아주 예쁘다.
곧 노란 꽃도 피우겠구나
꿩의비름 종류같은데
돌양지꽃도 바위채송화도 한창이었다.
눈을 번쩍 띄이게 하는 작은 이 꽃은 무엇인가
2년전 원효봉 오름길에 처음 만나고 오늘의 두번째 만남이 너무나 반갑다.
은하수에서 떨어져 내려온 별님인가
작디작은 꽃들이 가녀린 줄기에 몸을 매단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아~ 왜박주가리...
이리도 많으면서
여태 만나지 못했단말인가
꽃들과 함께 행복한 하루였다.
함께한 친구가 있어서 더욱 즐거웠고
일락사까지와서 픽업해준 지인과 함께한 산행후의 냉면도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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