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22
안흥항을 지나고 신진도를 지나
마도를 향하는 길
금방 어깨라도 닿을듯이
바다가 내 옆에 높이 올라와있다.
문설주처럼 마주선 두 개의 등대
문은 항상 열려있었고
사람들은 그 아래로 모여들었다.
이제 곧 만선의 배들이 들어올 시간이다.
언젠가
등대에 등 기대고 해 지는 바다를 보고 싶다.
정호승님의 "운주사"라는 시가 떠오른다.
피는 꽃. 지는 꽃이 아니라
지는 해에게 절을 하고 싶다.
지금 이 순간의 마음을 평상심으로 지킬수만 있다면
절을 백번 천번이라도 하겠다.
절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그 편안한 아름다움
눈빛 마주하며 나누는 교감이 허락되는 시간
그녀도
그 짧은 교감의 순간을 길게 새기려 마주 서 있다.
집어등을 켠 작은 배 한척이
등 뒤로 노을빛을 받으며 항구를 향해 오고 있다.
바다를 꽉 채운 바닷물만큼
저들의 고기창고도 마음도 충만하기를
수평선 너머 모습을 감춘 뒤에 돌아섰다.
바다는 초라한 내 뒷모습을 흉보지 않을것을 알지만
아직은 내 뒷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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