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람처럼 구름처럼/풍경속으로

발자욱도 날아오르다. 부석사와 도곡지

2010. 1. 12

 

수도사에 기도하러 가는 친구가 동행을 청했다.

바람도 쏘일겸 따라나섰는데

기도는 친구만의 몫으로 하고  혼자서 부석사로 향했다.

맑게 개인 파란하늘에 눈이 부시다.

  

누각 옆의 다원앞에 섰다.

출입문 앞에 놓여있는 깔개가 텅 비어 있다.

아무도 없겠거니 생각하며 살며시 문을 열었다.

웬걸

카운터에 서 있던  중년의 남자가

들어와 차 한잔 하고 가란다.

아쉽지만

기도하는 친구의 시간에 맞추려면 휑하니 한바퀴 돌고 내려가야했다.

 

문을 닫고 돌아서며

스스로에게 물었다.

왜??? 아무도 없을거라고 생각했을까

아마도 시골집의 토방을 생각했었나보다.

눈이와도 비가와도

바깥인 토방에 가지런히 놓여있던 신발들

요즘  밖에 신발을 벗어놓고 들어가는 집이

어디 있다고.

 

 

범종각 옆에 용도를 알 수 없는 누각이 세워져있다.

 

 

혼자 도곡지로 향했다.

바람이 차갑다.

저수지를 가로질러 볼까?

마음뿐

길을 따라 한바퀴 빙 돌고는

가장자리에서 몇발자국 조심스레 맴돈다.

 

 

 

 

 

겨울 도곡지에

여러 손님들이 지나가셨다.

욕심없는 저들의 발걸음은 가벼워

나같은 두려움이 없나보다.

 

 

커다란 발자국

저 쪽에 앉아있던 왜가리 한마리

그의 발자국일까

 

 

 

역시 새의 흔적답게

발자국도 날개를 펴고 날아오른다.

 

 

 

 

친구는 어떤 기도를 했을까

내 마음은

기도보다 저 새를 따라

날아가고 있는데....

 

 

 

 

 

'바람처럼 구름처럼 > 풍경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섣달 그믐날  (0) 2011.02.04
간월암  (0) 2011.01.27
바다를 만나다..학암포  (0) 2011.01.07
눈길을 걷다...용현계곡~개심사  (0) 2010.12.27
마도 일몰  (0) 2010.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