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04. 08
어제 봄비가 내렸답니다.
예년같으면 참 반가운 소식이었을텐데요.
들이나 밭이나 논에
정말 단비일텐데요
어쩌나요
모두들 걱정을 합니다.
자연재해앞에 문명이 이기가 여지없이 무너지고
그로 인하여 생명이 위협받게 되었으니요.
세상은 그리 돌아가는데
행여 방사능에 노출될세라
빗방울 한방울도 맞지 않으려 커다란 우산을 받쳐드는데
매화꽃에 매달린 빗방울은
숲을 품어안고 있습니다.
함박웃음 짓던 목련꽃은
새초롬이 입술을 오무린채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네요.
필때의 설레임과는 달리
꽃잎이 누렇게 변색되며 떨어지는 모습은
정말 보고 싶지 않은 모습입니다.
목련꽃잎 떨어지는 모습이야
고개를 돌려 보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보기 싫은 모습도. 추한 모습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살이겠지요.
버거워하며 고개 숙이고 있는 냉이꽃의
물방울을 흔들어 떨어뜨렸습니다.
이제는
식탁에 오를 수 없다는 슬픔때문에
고개를 숙인것은 아닐테지요.
어쩌면 살아남았다는 안도감에 미소를 짓고 있지는 않은지...
땅위의 별꽃들도 이렇게 예쁘구요.
이제 비가와도
바람이 불어도
아무런 걱정없이 거리로 나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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