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들르는 그곳
때때로 찾아와 기웃거리며 서성이는 내가
귀찮기도 할테지만
내심 반가워하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자손들이 찾아오겠지만 많아야 일년에 서너번일테니까
그곳에 조개나물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아침마다
무덤앞에 납작 엎드려
꽃에게 절을 한다.
(꿩의밥)
(명자나무)
위의 큰개불알풀과 바로 아래의 황새냉이꽃은
나를 작은 풀꽃들에게 마음을 두게 한 장본인들이다.
쑥을 뜯으러 나간 논두렁에서 만난
그 작은 풀꽃들은
천상의 화원이란 이런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에
쑥은 뜯을 생각도 잊은채
한참을 그 꽃들을 들여다보게 만들었다.
냉이꽃들은 어찌 이리 똑같이 생겼을까
아파트 화단에서 처음 만나 통성명을 나눴던 벼룩나물
누울듯이 가냘픈 꽃대에 하얀꽃이
봄바람에 흔들린다.
꽃잎이 열장처럼 보이지만
다섯장의 꽃잎이 깊게 갈라져있다.
더러는 하트모양으로 예쁘게 갈라진 꽃잎들도 보인다.
위의 벼룩나물과
아래의 별꽃
비슷해보이면서도 다른 꽃
개인적으로 벼룩나물이 훨씬 더 예쁘다.
가냘픔에 대한 동경때문일까
아니면 깊게 패인 하트모양의 꽃잎 때문일까?
저수지가의 버드나무는 꽃이 시들고 몇송이 남지 않았다.
(뱀딸기)
(소나무에 맺힌 송진방울)
메타세콰이어의 새순이 너무 신선해서...
아파트 화단에서 만난 꽃들이다.
누가 버렸는지
덩그러니 풀밭에 놓인 돌단풍을 들고 와
화단에 심었다.
뜻밖의 선물을 받은 듯 기분이 좋았다.
(살갈퀴)
(무스카리)
(패링이꽃)
어릴적 생각을 하며
꽃반지를 만들어 끼어 보았다.
솔잎을 고리처럼 엮어 목걸이를 만들고
토끼풀꽃을 엮어서 화관을 만들었었지
순수의 그 시절이 그립다.
제비꽃의 꿀샘을 잘라내고 꽃대궁을 끼어 만든 꽃반지....
뽀샵을 해도 시원찮을 손등의 주름에 샤픈까지 넣었으니^^*
세월은 그렇게 흘러가고
추억은 제자리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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