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4. 24일
꽃친구의 호출이 없다.
자전거를 타고 가볼까?
돌아오는 길이 너무 힘들것 같아서 웬지 자신이 없다.
버스시간표를 탐색하며 행선지를 물색했다.
그래 그곳이 좋겠다.
1시 25분 버스를 탔다.
길도 봄빛에 물들었다
벗꽃과 개나리가 마주하고 있는 고남저수지가를 달렸다.
항상 옆자리에 타고 무신경하게 다닌터라
어디에서 내려야할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밖을 바라보았다.
솟대만 있었어도 .....
이정표가 되어주던 길목의 수많은 솟대는
곤파스에 날아갔나보다.
이제는 버섯을 닮은 이 황토집을 이정표삼아야겠다.
대문앞에 놓인 빨간 우체통이 정겹다.
저 안에 담긴 편지들이
정다운 사연들을 써내려간 친구의 편지라면 얼마나 반가울까
나도 편지를 써본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까마귀밥나무 혹은 까마귀밥여름나무)
한참을 걸어올라가다 연락을 받고 달려온 꽃친구와 조우
계곡 초입에서 까마귀밥나무가 반겨주었다.
꽃의 계절이 지나고 나면 발길을 주지 않았으나
올해는 빨간 열매를 보러 다시 와봐야겠다.
그 빨간 열매를 까마귀가 잘 먹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단다.
어린 잎은 나물로도 먹는다고 하니
봄에 돋아나는 잎 중에 먹지 못하는 것이 별로 없는것 같다.
오늘도 일용할 양식으로
머위와 어린노루귀잎사귀, 그리고 회잎나무순을 한주먹씩 따왔다.
(산괭이눈)
(남산제비꽃)
(노루귀)
산괭이눈과 남산제비꽃 노루귀는 벌써
꽃진 자리에 결실을 맺고 있었다.
(앵초)
꽃이 피었을까? 제일 궁금했던 꽃분홍색 앵초가
몇송이 꽃을 피웠다.
수술과 암술은 깊숙이 숨어 보이지 않고
덩그러니 꽃잎만 있는것처럼 보인다.
연복초 한송이가 저도 앵초인양 앵초밭에 들어가
사방 보초를 서고 있다.
(연복초)
조팝나무 봉오리를 보면서
한송이 피었으면 좋겠다는 말이 떨어지는 순간
활짝핀 꽃이 내게 다가왔고
솜방망이가 피었을텐데...친구의 말이 떨어지자
솜방망이 꽃이 피어났다. ^^*
(조팝나무)
(솜방망이)
솜방망이가 피어나는 모습이
강보에 쌓인 아기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반지의 커다란 보석을 생각나게 하는 애기참반디
눈부신 햇살에도 눈한번 찡긋하지 않는 산괭이눈
그리고 묘지위의 친구들
(큰구슬붕이)
(제비꽃)
(할미꽃)
무성한 잎의 족도리풀이 있어
쌓인 가랑잎을 조심스레 걷어내니
올망졸망 꽃송이가 달려있다.
숲속의 나무들은 더 분주했다.
잎을 피워올리랴
꽃봉오리를 키우랴
덜꿩나무. 백당나무. 노린재나무. 화살과 회잎나무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도
모두모두 바쁜 봄날을 보내고 있었다.
(화살나무)
(병꽃나무)
(단풍나무)
(무슨나무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스라지 같은데...
(회잎나무에 오신 손님)
오늘도
새롭게 만난 무수한 꽃들에게
웃음을 날리고 돌아왔다.
햇살을 받고 있는 오이풀처럼 화사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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