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리
- 구상 -
반갑고,고맙고,기쁘다.
앉은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선개불알풀)
잎겨드랑이에 끼어 꽃자루도 없이 피어나느라
아래 위 꽃잎은
제대로 활짝 펼치지도 못하고 있지만
어린왕자를 대신하여 내게 윙크를 보내는 듯
약간 찡그린 모습이 귀엽기만 합니다.
점심을 먹고 커피 한잔을 들고
건물의 한모퉁이를 돌아
풀밭에 앉았습니다.
(벼룩나물)
내 앉은 이 자리가 꽃자리..맞습니다.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그 자리도 꽃자리라는데
여기는
꽃방석이 놓여있는 꽃자리...
진짜 꽃자리 입니다.
(꽃마리)
앉은 자리에서 선개불알풀과 점나도나물을 만나고
쭈그리고 앉은 채 몇걸음 옮기면
꽃마리가 또아리를 틀고있고
개쑥갓 씨앗이 바람을 기다리고
살갈퀴가 날아오릅니다.
(점나도나물)
(개쑥갓)
(살갈퀴)
개구리발톱은
누구에게 묻어왔는지
갸녀린 몸을 벽에 기대고 피었네요.
(개구리발톱)
(갈퀴덩굴)
꽃자리에서 보내는 한낮
반갑고 고맙고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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