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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구름처럼/풍경속으로

이틀..

 

어제 일이었는데 까마득했다.

언제 비가 왔었는지...

어제였나 그저께였나? 하다가 결국엔

사진을 보고서야 확인을 했다.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면서

내가 타야 할 버스보다 먼저 들어온 도비도행 버스를 보며

올라타고 싶은 마음을 눌러야했었던 어제 아침이었다.

 

 

버스에서 내려서는

스트로브잣나무 잎새에 매달린 빗방울과 한참을 놀았었다.

 

 

오늘 아침엔 한정거장 미리 버스에서 내려

승강장 바로 앞에 있는 축사의 송아지들과 잠시 인사를 나누고

그집 마당으로 향했다.

 

 

딱히 보고 싶은것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30분의 시간을 때우기에는 안성맞춤이었고

마땅히 다른데 갈데도 없었다.

 

 

제일 환하게 반기는 것이 자주달개비였다.

한참을 함께 놀고 싶었지만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었다.

조금 아쉬움이 남을만큼 가벼운 인사로 헤어져야했다.

 

(자주달개비)

 

한두송이 꽃만이 남아있는 홍괴불나무의 열매는 녹두알만하게 영글어가고

노아시나무의 열매도 포엽속에 숨어 콩알만하게 자라고 있었다.

 

(홍괴불나무열매)

 

길가 밭에 조림해놓아 전부터 노각나무인가 궁금했던 나무가 드디어 꽃을 피웠다.

노각나무가 맞는것 같다.

아직 어린나무라서 그런지 노각나무 특유의 얼룩무늬수피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또 다시 버스를 탔다.

두꺼운 옷을 벗은것이 보름도 안되는것 같은데

차창을 통해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눈부신 저녁했살에 눈을 감았다.

감은 눈두덩을 파고드는 햇살이 그제 아침에 만난

큰주홍부전나비의 날개빛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있다가 버스기사한테 한마디 들으며 버스에서 내려야했다.

나는 그렇다치고 함께 내리는 젊은 처자는 무얼하고 있었는지...

"벨은 미리 누르셔야죠!!"

 

 

 

그래도

이팝나무도 올려다보고

주저앉아 완두콩꽃도 들여다보고

집에 들어오니 해가 진다.

 

 

 

이틀...참 짧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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