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플 시간 여섯시
그런데 오늘은 배가 부르다.
이것저것 간식탓이리라
배의 부르고 고픔에 상관없이 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하는지라
잠시 그것에서 피하고자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밥을 먹더라도 한바퀴 돌고와서 먹어줘야 할것 같아서.
집을 나설때만해도 하늘을 뒤덮었던 구름이
한쪽부터 서서히 걷히기 시작했다.
이게 아닌데...그러면서 며칠
이게 아닌데...그러면서 일주일
내일부터는...그러면서 또 시간이 흘러간다.
운동도 그렇고, 책을 읽는 것도 그렇고 ㅠㅠ
일곱시를 조금 넘긴 시간
해는 구름속에 숨었고 조금씩 사위가 어둑해지고 있다.
논두렁에 달래꽃이 피어나고 있고
타래붓꽃은 이제 끝물인가보다
올해에는 이제 겨우 두번째 만남인데 말이다.
저수지가에서 강태공은 해지는 줄 모르고 낚시에 정신이 없고
농부들은 모내기에 한창 분부하다.
논두렁과 나란히 놓인 묘판을 보며
개울가에 저런 징검다리가 있으면 참 이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동그라미 안에 씌여있는 숫자 60은 뭐지
제한속도 60킬로라는 얘기인가?
면허는 따지 않더라도 이론공부라도 좀 해둬야하나
자전거로 달리는 지금의 내겐 무의미한 저 표지판을 보며
커다란 막대사탕이 생각나는 것을 보니 슬슬 배가 고파지기시작하나보다.
서로의 경계가 조금씩 뭉뚱그러지는 시간
자전거가 멈추기만 하면 날아오르는 왜가리가
청지천의 적막을 깼다.
나 착한사람이거든. 조금만 참아주면 멋지게 담아올텐데...야속하다.
서둘러야 하는데
하나 둘 켜지는 불빛.
아니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다.
카메라에 담긴 왜곡된 불빛들이 재미있어 한참을 놀았다.
내가 어찌한것도아닌데 모두 제각각이다.
점프하는 스케이터
날아가는 올챙이?
지금은 올챙이의 계절이 아니니
멋지게 하강하는 스카이다이버일까?
이제 모내기가 끝나면
여름이 지날때까지
내가 좋아하는 청지천변 논두렁은 하루살이들에게 양보해야만한다.
왜냐하면 그들과 나는 같은곳에서 공생할 수 없는 사이기에.
'바람처럼 구름처럼 > 풍경속으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개심사 (0) | 2011.05.31 |
---|---|
이틀.. (0) | 2011.05.27 |
버스가 좋은 이유 (0) | 2011.05.24 |
32번 국도 위의 풍경 (0) | 2011.05.20 |
용비지 그리고 개심사 (0) | 2011.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