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내려앉으니 길이 살아나고
사람이 있으니 그 길이 빛이났다.
혼자서는 완성될 수 없는것이 사람만이 아니라
자연도 마찬가지구나
참 아름다운 길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걷자니
혼자여도 좋고 함께여서 더 좋았다
(학소대 가는 길)
(제3폭포에서 내려오는 길)
(제2폭포 가는 길)
(제3폭포 가는 길목의 계곡)
버릴거 버리고 가볍게 왔다고 생각했다.
이 아름다운 물 웅덩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러나
물그림자를 통해 내게 보여지는 저 건너의 겨울나무들처럼
어쩔 도리 없이 나와 함께 가고 있는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보여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 떼어 놓을 수 없는 그림자 때문에
벗어 놓을 수 없는 등의 짐 때문에
풍경의 아름다움이 더해지기도 하듯이
때로는 떼어놓고 싶은 삶의 그림자가
버거워 내려놓고 싶은 인생의 짐이
꿈을 꾸게하고 꿈을 잃지 않게 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삭막하고 슬픈 주산지를 보고와서일까
작은 웅덩이의 풍경이 더 아름답고 참 고맙다.
주산지 왕버들......반칠환
누군들 젖지 않는 생이 있으랴마는
150년 동안 무릎 밑이 말라본 적이 없습니다.
피안은 바로 몇 걸음 밖에서 손짓하는데
나는 평생을 건너도 내 슬픔을
다 건널 수는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신은 왜 낙타로 하여금
평생 마른 사막을 걷도록 하시고
저로 하여금 물의 감옥에 들게 하신 걸까요
젊은 날, 분노는 나의 우듬지를 썩게 했고
분노는 발가락이 문드러지게 했지만
이제 겨우 사막과 물이 둘이 아님을 압니다.
이곳에도 봄이 오면 나는 꽃을 피우고
물새들이 내 어깨에 날아와 앉습니다.
이제 피안을 지척에 두고도 오르지 않는것은
나의 슬픔이 나의 꽃인걸 어렴풋이
알았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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