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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마루 시산제.... 삼준산. 봉화산

 

2012. 3. 1

 

오늘은 삼일절입니다.

그리고 마루산악회 시산제 산행이 있는 날이구요.

요즘 많은 것들을 잊어버리고 삽니다.

태극기를 달라는 방송을 하지 않으면 태극기 다는 것도 잊어버리니 말입니다.

 

저런 ....

곶감이 보이지가 않네요.

제사상이나 차례상 등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곶감인데 말이죠. 

 

선열들에 대한 묵념이 끝나고

마루 등반대장 박바우님의 "산악인의 선서"로 이어집니다.

....

산악인은 대자연에 동화되어야 한다

....

자연에 동화되어 사는 삶....

그게 바로 행복해지는 지름길인데 쉽지 않은가봅니다.

 

 

 

오랫만에 뵙는 반가운 분들이 많이 오셨네요.

나그네님, 향정봉님, 산울림 등반대장님 백일홍님 등등 

자주뵈서 반가운 분들도 많구요.

 

 

애고 ....

완만한 삼준산 오름길이 이리 힘들 줄 몰랐습니다.

누군가 독감으로 산행취소를 한 분이 계시던데....

가벼운 증상이라 만만히 보았지요.

몇년전 백화산에서 근흥중학교까지 여덟시간을 걷던 그 날도 생각났구요.

감기엔 등산이 최고라고 누군가가...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건

나만큼 힘들어 하는 분이 또 계시다는 것이었지요.

누군가 뒤에서 환자가 발생해 늦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분에겐 미안한 일이지만 저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이제 되었구나

 

 

삼준산 정상이 보입니다.

지난번 서부 고루포기산을 함께했던 여성회원님이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시네요.

 참 붙임성 좋고 밝은 성격이 좋군요.

 

 

삼준산 정상

참 조망이 좋은 곳입니다.

가야산쪽으로도... 도비산쪽으로도...

정상에서 조금만 더 진행을 하면 

가곡저수지와 구불구불 임도가 어우러진 풍경이 정말 아름다운데

몇분만이 그 풍경을 즐기고 가시는것 같습니다.

 

 

 

 

정상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만세삼창이 있었지요

마루산악회 만세!!

대한민국 만세!!

 저는 한 귀퉁이에서 셧터만 눌러대었습니다.

 

 

 

뒤로 뒷산과 덕숭산 가야산 줄기가 조망되는 아름다운 곳이네요.

 

 

가곡주차장쪽으로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다 살짝 올라선 산길

다시 되돌아오는 길이라는 말에 그냥 길에 주저앉아

이것저것 간식을 챙겨먹습니다.

되돌아온 일행들을 앞서 보내고 무겁게 몸을 일으켰지요.

 솔잎이 깔린 복닥복닥 부드러운 길의 느낌을

딱딱한 등산화의 창도 막지를 못하네요

 

힘든 길 함께하는 동행이 있어 이들의 뒷모습도 행복해보입니다. 

 

이제 내려가면 되는구나 생각했는데 ....웬걸요

산 하나를 또 올라야 한다네요

저 저수지를 돌아 오른쪽으로 보이는 큰 산이 봉화산이라는군요

 

 

일단은 내려가서 생각해 보기로 하구요

잘 관리된 묘소의 잔디밭에선 그냥 주저앉아 미끄러져 내려섭니다.

 

 

서해안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대사저수지를 끼고 한참을 돌았지요.  

여기가 어디쯤인지 도대체 가늠이 되지 않는 곳입니다.

 

 

이곳 보광암 갈림길에서 봉화산으로 올라야 한다는데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몇분만이 산길로 올랐지요.

포기해야 할 때는 주저없이 포기하는 것도 용기라 할 수 있겠지요.

나를 위해서....

또 타인을 위해서요.

 

 

 

 

이곳에서 일부 일행들과 합류해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발목도 좋지 않았던 이 분은

폐가 되지 않으려고 쉬지도 않고 눈물을 머금고 걸었다는군요.

그래도 끝까지 산길을 걸었으니 의지가 대단해보입니다.

 

 

힘들게 산행을 끝낸 후 돌솥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돌아오는 길

시청앞 느티나무 아래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언니들

300년이 되었다는 그 느티나무 아래서 50여년쯤 산 여자들 셋이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느티나무에 비하면 꽃같은 젊은처자들이지요 ^^*

 

3월답게 따사로운 봄날을 거닐었던 하루.

이제 꽃소식을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