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03. 11.
겨울보다 추운 봄날에
오래전
갑사에서 연천봉 오르는 계곡에서
채 녹아내리지 못한 맑은 얼음을 보면서
착하디 착한 친구가 말했다.
"얼음처럼 사람마음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그 생각만으로도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 시끄러운 속을 어찌 보인단 말인가
산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봄마중을 할 생각이었다.
변산바람꽃의 봄을 함께 즐겨야지.
계곡 입구 소나무 아래
얼음꽃이 피어 햇살에 눈이부시다.
눈에 보이는 절반만이라도 사진에 담을 수 있다면.....
이 얼음꽃을 피우기 위해
서로 부둥켜안고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을까?
눈물 한방울 한방울이 꽃이 되기까지
얼마나 떨면서 기다렸을까
나무 줄기도
푸른 잎사귀도
통째로 가둬버린 얼음꽃
오늘 지나면 또
속절없이 눈물 뚝 뚝 녹아내릴테지
그리고
내게서 잊혀질테지
애처로운 변산바람꽃과 잠시 눈맞춤하고 산으로 향했다.
갑작스레 합류하여 먼저 산으로 오른 일행들과의 조우는 생각지 않기로 했다.
원점에서 만나지겠지.
제일 만만한 헬기장으로 올라 가야봉을 오르는데
먼저 간 일행이 석문봉에서 기다리겠단다.
걸음이 바쁘다.
하늘은 맑고 높고 푸르고
찬 바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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