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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처럼 구름처럼/소소한 이야기

천한번째 이야기

 

 

 

 

 

 가는장구채

 

 

 

 

이곳에  나만의 작은 공간을 만든지 만 육년이 지났습니다.

첫 이야기는 옥녀봉을 오른 아침산 이야기였네요.

아마 다른곳에 그적거려두었던것을 이곳에 옮겨온것 같습니다.

 

 

 

 

 

 

그 후

바구니에 알밤을 주워 넣듯이

주절주절 내 일상의 이야기들을 담았지요.

바구니 가득 알밤을 주워 와서 보면

막상 성한것은 몇개 되지 않고

벌레가 먹거나, 썩었거나, 아니면 쭉정이일때가 많지요.

그래도 그 수고가 아까워 쉽게 던져 버릴 수가 없어서

한쪽 귀퉁이를 도려내다 보면 먹을게 없을 때도 있습니다.

 

 

 

 

 

 

이삭여뀌

 

 

 

제 소소한 이야기들도 그렇네요.

사진도 그렇고, 혼자 주절거린 이야기들도 그렇고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한것은 아니었지만

오다가다 들러주는 손님들도 계시고

자주 찾아주는 반가운 친구도 생겼지요.

나의 전부를 내보일 용기가 아직은 없어서

천개의 이야기 중에 더러는 문을 걸어둔 것도 많습니다.

앞으로는 열어두는 문이 더 많아질겁니다.

 

 

 털이슬

 

 

 

 

 

 

 

오늘 사진은 지난 일요일 아침 가야산과

오후의 목장길에서 만난 꽃들입니다.

 

 

 

 

 

그리고

 저의 천한번째 이야기는

뽕나무 이야기입니다.

웬 뽕나무냐구요.

요즘 제가 뽕나무에 빠져 있거든요.

실은 뽕나무에 빠져 있는것이 아니라 뽕잎에 빠져 있는것이지만서두요.

 

 

 

 

 

 

뽕나무는 어릴적부터 아주 친근한 나무였습니다.

집에서 누에를 쳤었거든요.

 

초여름 갓 피어난 싱그러운 신록의 잎새위로

조용히 가랑비  내리는 소리가 들려올때면

지금도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누에랍니다.

사각사각...누에가 잎새 갉아 먹는 소리

들어보셨나요?

잎새위에 가랑비 내리는 소리 같기도 하고

도란도란 저들끼리 속삭이는 것 같기도 하지요.

누에들의 식사는 또 얼마나 정갈한지

가지런히 잎맥만 남겨놓는답니다.

 

 

 

 백운란

 

 

 

그런데 요즘 제가 이 뽕잎에 빠져있네요.

새로 돋는 가지 끝의 연한 순을 따다가

살짝 데쳐 무쳐 먹으면 정말 맛이 있거든요.

뽕잎을 데쳐낼 때 나는 약간 매콤한 향기가 참 좋습니다.

고춧잎을 데쳐 본 기억은 없지만

아마도 둘이 비슷하지 않을까싶네요.

 

 

 천마

 

 

 

뽕나무가 이런저런 몸에도 좋다고들 하지만

저는 몸에 좋은 음식보다는 제 입에 맛있는 음식을 훨씬 더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그런 음식을 주로 먹지요.

실은 제 입에 맛없는 음식이 별로 없으니 다 잘 먹습니다.

 

 

 

 가시꽈리....야촌꽈리가 될 수도 있었는데 ^^*

 

 

 

그리고 제게는 참 희한한 재주가 한가지 있어서

제 본래의 성질이 쓰든 달든간에

모든 나물이 새콤달콤 똑같은 맛을 내게 하지요.

 

 

 

 칡꽃

 

 

 

 조금씩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되는 요즘

음식의 맛을 아는 것과

인생의 깊이는 정비례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뜨거운 국물의 시원함이라든지

쓰고 짠 맛의 깊이라든지

오래 곰삭은 맛은

어느정도의 세월을 살아내야만 느낄 수 있는 맛이잖아요?

 

 

 

애기수영

 

 

 

 

 

 

 

아직도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저는

인생을 알기에는 아직도 길이 먼것 같습니다.

세월을 믿어보는 수 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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