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일
다시 시작이다.
어디가 끝이었는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돌고 도는 수레바퀴 앞에서 끝과 시작을 알 수 없지만
새 달력을 책상앞에 펼쳐 놓으니
지금은 시작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 시작이다.
새로운 해의 시작 첫날
날아보자.
날 수는 없겠지만 나는 꿈을 꿀 수는 있지 않겠는가
산행 시작 후 개이는 듯 하던 하늘이 다시 구름에 덮히고
기분좋은 서설이 내렸다.
어디쯤에서는 눈 때문에 볼이 시렸고
어디쯤에서는 볼에 와닿는 서늘한 눈의 느낌이 참으로 산뜻했다.
상가리를 출발해 옥양봉에 다달았을 때도
그리고 석문봉에 도착했을 때도
사방은 하얀 안개에 덮혀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아무런 배경도 되어주지 않을테니 홀로 서라고
산이 그렇게 말하는것 같았다.
지나치는 사람에게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고 덕담을 건넬 수 있는 건
그곳이 산이었기 때문이리라
겨우 라면 두개를 끓이고 있는 작은 코펠을 보면서도
젓가락을 꺼내들고 다가갈 수 있었던 것도
그곳이 산이었기 때문이리라.
그 라면 두개로 일곱사람이 배를 채울 수 있었던 것도
그곳이 산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리라
산에서 많은 이들을 만났다.
반가워 하는 이의 환한 웃음은 마음속에 묻고
데면데면..달갑지 않은 표정의 얼굴은 눈속에 묻고
그렇게 하루를 산에 나를 맡겼다.
이 산길 어디선가 만나게되겠구나 생각했던 사람들은 만나지 못했다.
아마도 예정했던 산길을 바꾼 모양이었다.
생각했던대로 다 된다면
산다는것이 조금은 재미없을지도 모르겠다.
예측불허
그것이 인생의 묘미 아니겠는가
넘어지면 일어서고
또 넘어지면서 걷는 것 또한 산행의 묘미이듯이....
2013. 1. 1
상가리주차장~ 옥양봉~ 석문봉~ 바위지대 사잇길~ 상가리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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