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역?
철길을 건넌적이 있었던가?
낯설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단 한번도, 그 누구도 항상 다니던 길이 아니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기계에 의지해 기계가 알려주는대로 달려왔다.
항상 가까운 길을 알려주는 네비..는 어찌하여 오늘
이렇게 더 먼길을 돌아 오서산을 보게 하는가.
항상 정암사쪽에서 오르며
성연저수지 쪽 오름길을 어떨까 궁금해하던 마음을 알아챈것인가
하지만 성연저수지 오름길도 아니었다.
오서산 휴양림에서 출발 새로운 길을 걸어 오서산을 만났다.
월정사 꽃밭의 나비들....
오서산의 가을이 어찌 억새뿐이랴
은빛으로 반짝이는 오서산의 억새도 절정을 맞고 있었지만
월정사 초입부터 산길내내 드문드문 늘어서서 반겨주는 나무의 열매들은
또 다른 가을의 맛을 느끼게 해주었다.
까마귀밥여름나무 열매
참빗살나무 열매
노린재나무 열매
윤노리나무 열매
용담
이 단풍도 이제 곧 낙엽이 되리라.
이리 곱게 준비를 하였으니
어느날 갑자기 뚝 떨어져 내려도 가을이 서럽지는 않겠다.
낙엽....이 생 진
한장의 지폐보다
한장의 낙엽이 더 아까울 때가 있다.
그 때가 좋은 때다.
그 때가 때묻지 않은 때다.
낙엽은 울고 싶어하는 것을 울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기억하고 싶어하는 것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은
편지에 쓰고 싶은 것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낙엽을 간직하는 사람은
사랑을 간직하는 사람
새로운 낙엽을 집을 줄 아는 사람은
기억을 새롭게 갖고 싶은 사람이다.
2013. 10. 19일
자연휴양림~ 월정사~ 정상~ 내원사갈림길~ 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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