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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추억의 길을 찾아서.....가야산 8자종주

 

 

 

 

 

나홀로산우회 까페개설 8주년 기념 가야산 8자종주 대회가 있는 날입니다.

집을 나서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네요.

접이 우산을 챙겨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섭니다.

8자종주는 꿈도 꿀 수 없고

옛 추억을 더듬으며 그 길을 걸어가보리라 생각했지요.

헬기장에서 원효봉 그리고 옥계저수지까지

일부는 2007년도 가을에 걷고 오늘에야 다시 걷게 되는 길이었지요

원효봉쯤에서부터는 응원겸해서 달려오시는 분들의 사진기록을 남겨주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예쁜 후배 푸른솔님이 친절하게 헬기장까지 데려다 줬습니다.

헬기장에 도착하니 저만치 가야봉 등산로 입구에 누군가 지나가는 모습이 얼핏 보입니다.

이 시간에 저기에 누가....

혹 나홀로님이신가 싶어 올라가보니

회장님과 왕눈이토끼언니가 중간기록을 위해서 나와 계시는군요.

 

 

 

주흘산에서의 추억담을 들려주시며 즐거워하시네요.

 

 

원효봉에는 올라서서 선두를 만나게 되겠지 생각했었는데

이게 웬걸요.

원효봉을 향한 발걸음도 떼기 전에 벌써 선두가 발걸음도 가볍게 달려 언덕을 내려옵니다..

이렇게 빠를 줄 정말 몰랐습니다.

제 발걸음도 서둘러야 겠네요.

 

 

 

 

 

원효봉을 향해 낑낑대며 오르는데 벌써 뒤에 바짝 따라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두번째 주자입니다.

얼른 옆으로 비켜서 길을 내줍니다.

 

 

 

 

와~ 정말 대단합니다.

3등은 누굴까 궁금해하며 오르는데 앞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오른쪽이요 왼쪽이요?

오른쪽이요! 하고 큰 소리로 외쳤지요.

 

상가리 주차장 갈림길에 올라서니 하늘이 잔뜩 흐려있네요.

그냥 지나치려다가 조망이 좋은 바위쪽으로 잠시 비켜서서 사진 한장 찍었습니다.

이곳에서 보는 헬기장 계곡 풍경이 참 아름다운 곳인데

흐린 날씨가 무척 아쉽습니다.

 

 

 

 

다시 원효봉을 향해 걸음을 옮기는데 이번엔 뒤에서 외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른쪽이요 왼쪽이요?

뒤를 향해 오른쪽이요! 하고 또 외칩니다.

아마도 산행을 주로 하는 분들이 아니라 마라톤을 하시는 분들이라

산길 찾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기록을 보니 세번째로 들어온 주자를 만나지 못했네요.

잠시 등로에서 비켜선 것은 위에 사진 한장 찍는 시간 뿐이었는데

그 사이 세번째 주자가 지나갔나봅니다.

 

 

 

 

 

가을색으로 물든 가야산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배경이 아름다워서 손에 들고 셀카를 찍는데...

이런 커다란 머리가 제일 포인트인 가야봉을 가려버렸네요. ^^*

 

 

 

날씨가 조금만 더 맑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연무에 가려버린 고운 단풍을 보면서 날씨가 많이 아쉽습니다.

2007년 9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제가 8자종주를 하던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는데....

 

누군가 또 달려옵니다.

얼른 옆으로 우산을 내던지고 준비를 합니다.

두 시간 이상을 달려온 얼굴치고는 너무나 즐거워 보이는 표정입니다.

하긴 33킬로미터의 산길을 다섯시간대에 뛰어야하는 힘든 일을

본인들이 즐겁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잠시 바위길로 가는 동안 여자부 1등 배여사님이 오시네요.

아쉽게도 잡목에 가려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네요.

남자분들도 몇분 안 지나가셨는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위... 저만 알아볼 수 있는 배여사님 모습입니다.

 

 

 

 

 

 

 

 

 

 

 

 

 

 

저 꼭대기 움직이는 노란단풍...1037번이 벌써 저만큼 올라가셨네요.

 

 

 

 

 

 

 

위에 두 분을 보내고

조망좋은 곳에서 풍경을 즐기며 누군가가 오기를 기다려봅니다.

멀리 여럿이서 오는 기척이 느껴졌었거든요.

드디어 다음 선수들이 등장을 하는데

세분이 한꺼번에 오시네요.

에구 몇등이더라.

지나가신 분들이 열분도 안되는것 같은데 벌써 잊어버렸네요.

사진을 보며 다시 세어봐야하나....

중간의 순위가 마지막까지 그대로 이어질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니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나직 절반도 돌지 않았으니까요.

 

 

 

 

 

 

 

 

 

 

 

 

 

 

 

 

 

 

 

 

 

원효봉에서의 조망은 언제보아도 시원시원하니 좋습니다.

비까지 내리니 가을 느낌이 더욱 더 짙게 느껴지네요

 

 

 

 

 

 

 

 

 

 

 어디쯤에서 오시는 님들을 맞으면 좋을까.

음... 돌탑 사이로 들어오는 주자님들의 모습을 넣으면 좋겠군.

잠시 고민하는 사이

주자님들이 성큼 다가왔네요.

아까 언덕아래 아득히 보이던 세분의 모습이 순식간에 지나가 버립니다.

 

 

 

 

원효봉에 오니 반가운 얼굴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모기대님.. 산들해님..

산들해님은 제가 뛰어서 여기까지 온 줄 아셨다나요.

저를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요.

 

 

 

  

이제 저도 부지런히 걸어야할것 같습니다.

 산들해님을 따라 걸어볼까 했는데

괜히 욕심부리다 큰코 다칠것 같아서 그냥 제 걸음대로 걷기로 했지요.

비가 와서 길이 미끄러울까 걱정했는데 아직은 괜찮습니다.

빗길보다는 낙엽속에 숨어있는 돌을 밟을까 그것이 조심스럽습니다.

나중에 몇분이 미끄러지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지요.

 

 

 

 

 

 

아래분은 60대의 노장선수십니다.

 

 

 

 

진달래 잎의 단풍도 참 곱군요.

 

 

 

원효샘 갈림길을 지나니 주변의 나무들은 이제 새순이 돋아나고 있네요.

나무도 회춘하나봅니다.

옥돌님...

저를 보시더니 여유있게 V까지 그리시네요.

좋은 기록 낼거라 생각했는데 이분도 이후로 알바를 하셨다는군요.

 

 

 

 

 

 

뒷모습만 담기에 아쉬움이 남아 황신혜 언니를 잠시 불러세웁니다.

하지만 여기엔 뒷모습만 ^^*

 

 

 

옥돌님과 황신혜님을 보내고 한참을 홀로 걷습니다.

사실 이 길은 호젓하고 아름답기는 하지만 산행객들이 뜸한 길이어서

선뜻 혼자 걷기에는 조심스러운 길입니다.

하지만 이미 앞서간 이들이 있고

뒤에 누군가가 오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 편하게 가을을 즐기며 걸을 수 있었지요.

그래도 바시락거리는 낙엽소리에 몇번인가 뒤를 돌아봅니다.

 

 

 

 

 

 

 

 

 

 

 

 

 

 

 

 

포비님 반갑습니다.

 

 

 

 부부란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와사비님과 산과 들님...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광덕사 갈림길과 원효암 갈림길 등에 시원스레 안내표시를 해 놓으셨네요.

수고 많으셨겠습니다.

광덕사 갈림길에 있던 저 의자에 앉아

누군가 올때까지 기다려볼까 하는 유혹에 잠시 머뭇거리다가

얼른 발걸음을 옮깁니다.

 

 

 

 

 

 

 

 

 

 

 

때아닌 진달래도 피었네요.

하긴 요즘 제비꽃, 민들레, 광대나물 등 봄꽃들이 제철처럼 많이 피었어요.

저 진달래에게는 꽃을 피운 지금이 봄이겠지요.

 

 

 

언제봐도 유쾌해 보이는 서산댁님.

목소리도 시원시원하니 좋으시더라구요.

 

 

서산댁님을 보내고 제방을 지날때까지 또 다시 홀로 걷습니다.

홀로 걷는것도 좋지만

도란도란 얘기나눌 친구가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생각했던것보다 산행시간이 길어질것 같아서

동행에게 먼저 가라고 연락을 하니 열한시 반에 출발을 할거라는군요.

 

옥계저수지를 옆에두고 제법 한참을 걸었습니다.

 저수지를 앞에두고 잠시 길을 찾느라 우왕좌왕했네요.

예전에 길 없는 대나무밭과 덤불을 헤치고 오른 기억이 있어서

그때처럼 해보려고 했는데

덤불 우거지고 빽빽한 대나무밭을 보니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다시 나와 큰 길을 따라 걸으니 길이 나오네요.

 

 

 

 

 

 

 

 

 

 

아래 사진 저수지에 접한 왼쪽 산에 헌종대왕 태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곳을 지나면서 35m 라는 이정표를 보았지만

기다리고 있을 동행 생각에 마음이 급해서 다음으로 미루고 그냥 지나왔네요

언제 한번 들러봐야겠어요.

 

 

 

 

 

 

 

 

 

 

 

누군가 올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생각했는데

멀리 누군가가 오고 있군요.

좋아아는 사람은 멀리서 봐도 알아볼 수 있는 법이지요.

앞서 오는 이는 노래님이라는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지요.

이분들도 부부가 함께 오셨답니다. 

 

 

 

 

 

 

노래님을 마지막으로 오늘 제 기록도 끝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산행과는 다르지만

어느분의 말씀대로 빠른 기록과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

그것에서 희열과 행복을 느낀다면 그들에겐 그것이 의미있는 일이 될겁니다.

계속 추월당하면서도 끝까지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과 저는 출발점도 다르고 도착지도 다르기 때문이겠지요.

 

"행복의 첫째 조건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헬기장까지 데려다 준 푸른솔님

 

 

 

2013. 11. 2일

 

헬기장~ 원효봉~ 광덕사 갈림길~ 옥계저수지.

 

 

 

상가리 주차장 진입로의 벗꽃나무 단풍이 참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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