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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크리스마스 선물....덕유산

 

 

 

 

2013. 12. 25일

 

설천봉~ 향적봉~ 중봉~ 설천봉

 

 

 

고사목이 되어서도 함께하는 시간을 끝내지 못하고 마주 서 있다.

 

 

 

 

 

 

 

 

 

 

 

 

 

 

 

 

 

 

 

 

 

 

 

 

 

 

 

 

 

 

 

 

 

커다란 철쭉이 눈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지난해 오월

중봉에서 내려서는 구불구불 저 산길 옆엔

웃음을 터트리기 직전의 어린소녀의 볼처럼

철쭉 꽃망울이 부풀어 있었다.

 

 

 

 

 

 

 

 

 

 

 

 

 

 

 

 

 

 

 

 

 

 

 

주목의 고사목이 군집해있는 일몰 조망터

저만치 한쪽으로 가지를 뻗은 주목 한그루가 눈길을 끈다.

어깨에.. 등에.. 책임져야할 것들의 무게가 실린 아버지의 뒷모습을 닮은것 같기도하고

모든것을 감싸 품에 안은 엄마의 마음 같기도 하고

거울속의 내 어깨를 보는듯도 하다.

 

 

 

 

 

 

 

 

 

 

 

중봉을 향하는 사람들

향적봉을 향하는 사람들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걷는 저 사람들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는... 그들만이 알것이다.

 

 

 

 

 

 

 

 

 

 

 

 

 

 

 

 

 

 

 

 

 

 

 

 

 

 사진애호가들이 좋아하는 일출포인트라고 한다.

주목 두 그루가 마주보고 서 있다.

죽은 자와 산 자

내 눈에는 고사목이 된 주목이 더 당당해보인다.

 

 

 

 

 

 

 

 

 

 

 

 

 

 

 

 

 

향적봉의 정상석 앞에는

마치 그냥 지나쳐서는 안되는 의례라도 치르는듯이

기념촬영을 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그만큼 이 순간의 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때문이리라.

나는 꼭 정상석을 끼고 찍고 싶은 욕심도 없었거니와

꼭 앞에서 찍어야만 되는것은 아닐터

포즈를 잡고 서 있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안되도록 정상석 뒤로 숨어 들었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니  유쾌한 추억이 선물로 남았다.

 

 

 

 

 

 

 

 

 

 

 

 

 

 

 

 

 

 

 

가족이 함께하는 모습

특히 어린아이들이 있는 풍경은 언제봐도 기분좋다.

 

 

 

 

 

 

 

 

 

 

 

 

공존할 수 밖에 없는 수 많은 것들....

이곳도 누군가에게는 휴식의 장소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일터였다.

 

 내 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크리스마스의 덕유산

멋진 선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