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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스스로에게 박수를 보내며....계룡산의 겨울

 

 

 

 

 

 

2013. 12. 21일 나홀로산우회와 함께

 

 

 

박정자삼거리~ 장군봉~ 남매탑~ 동학사 

 

 

 

 누구에게 먼저 산행에 동행을 청하기도 어렵거니와

정기산행이든 번개산행이든 공지되는 산행에 선뜻 따라나서기도 참 고민스럽다.

첫번째 이유는 기동성이 없이 때문이며

두번째 이유는 발걸음이 더뎌 그들을 따라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누가 청할 땐 거절하지 말고 따라나서자" 였다.

이번 계룡산 산행도

의례적인 인사였을지도 모르지만   참석해주면 좋겠다는 이야기에 얼른 따라나섰다.

 

 

들머리인 박정자마을에서 올려다보니

첫번째 관문인 장군봉 옆으로 달님이 다가서고 있었다.

밤을 지새고 낮까지 남아있는 달을 지샌달이라고 한단다.

참 예쁜 우리말이것 같다.

 

 

 

 

 

 

 

 

 

 

 

 

주말까지 강추위가 이어진다던 일기예보와는 달리

바람한점 없이 포근한 날씨에

나뭇가지를 감싸고 있던 눈꽃송이들이 나른한듯 꿈틀대는 모습이 정겹고 예쁘다.

 

 

 

 

 

 

 

 

 

앞서다가 뒤돌아보고는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두 분 말고는

산행을 끝나고서야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장군봉에서 한무리의 일행들을 만났다.

 

 

 

 

그들이 장군봉 머문 이유는 과메기 때문이었는데

요런 요상한 사진을 올리는 까닭은

그 시간이 너무 맛있었고 또 너무 즐거웠기 때문이다.

추울때 먹어야 제맛인 과매기를, 언니가 싸 주는대로 넙죽넙죽 받아 먹었다.

이렇게 일찍 먹거리를 푼 이유는 짐꾼을 자청한 회장님이 짐을 풀어놓고 선두로 나설 생각이었다는데

결국에는 끝까지 후미팀과 함께 산행을 마쳤다.

 

 

 

 

 

 

멀리 천황봉과 쌀개능선 오른쪽으로 삼불봉이 보인다.

시간이 된다면 삼불봉까지 올라 자연성릉을 바라다보고

계룡8경의 하나라는 삼불봉 설화도 보고 와야지 했었는데

그럴수가 없었다.

내 거친 숨소리와 무겁게 옮겨지는 발걸음만 보았다면

아마도 히말라야라도 걷고 있는것이 아닌가 착각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웃었다.

그 실력으로 삼불봉을 넘보다니....

 

 

 

 

 

 

걸어온 길도 한번 뒤돌아 본다.

 

 

 

 

 

 

 

 

 

 

 

 

 

 

 

 

 

 

 

 

 

 

중간중간 골바람이 올라오는 곳에서는 이렇게 상고대가 맺혀있었는데

떨어진 것들이 더 많아서 바닥에 쌓인 눈이 꼭 한지같은 느낌을 주었다.

 

 

 

 

 

 

 

 

 

 

삼불봉이 훨씬 가까워진 곳에서 다시 일행들을 만났다.

무엇에 먼저 손을 대야할지 모를만큼 꺼내놓은 간식들이 푸짐했다.

뜨거운 물을 받아 천천히 식히며

눈을 한줌 넣을까 하다가 참았다.

눈에 보이는 깨끗함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지않던가.

 

 

 

 

 

 

 

 

 

 

 

 

드디어 남매탑 도착

 

 

 

 

 

 

 

남매탑에서 보자는 서풍님의 말씀에

내가 모르는 무슨 이야기를 들려주시려나 생각했었는데

남매탑 한켠의 의자에 앉아 배낭에서 종이와 펜을 꺼내더니

쓱 쓱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음~~~ 남매탑이 춤을 추는 군

용의 꼬리라는 것은 짐작하겠는데 닭의 저것은 뭐지 했는데...볏이라고 설명을 해 주신다.

별거 아니지만 그동안 사진 찍어준데 대한 답례라며 책갈피로 쓰라고 하신다.

 

 

 

 

 

 

 

 

 

 

 

 

 

 

 

내려와 잠시 동학사를 둘러보고 산행을 마쳤다.

 

 

 

 

 

 

 

 

 

 

 

 

 

 

산행을 마치고 서산의 송년회장에서

일년동안의 산행을 정리한 슬라이드 사진을 보면서 일년을 되돌아보니

이번 계룡산 산행까지 2013년 나홀로 산우회에 다섯번을 함께 하였다.

거기에다 영취산과 백악산은 단축코스가 없는 단일코스였다.

산을 잘 타기로 소문난 나홀로산우회의 산행에 다섯번이나 함께한 것에 대하여

용기를 주고 동행을 청해준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좀 우습긴 하지만

용기를 내어 따라나선  나 자신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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