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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옥녀봉

 

 

 

 

 

 

동네 뒷산 옥녀봉.

그래도 산은 산이지요.

운동삼아 한바퀴 돌아오려 길을 나섭니다.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리어카를 밀며 달려갑니다.

새까만 연탄이 가득 실려 있네요.

가던길을 돌려 그들을 따라 달렸습니다.

사진을 찍을까 하는 생각이 없었던것은 아니지만

 그쪽으로도 오르는 산길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겁니다.

그런데 도무지 거리를 좁힐수가 없네요.

 

저 연탄들은

어느 가난한 집 아궁이에서 벌겋게 달아올라

가난한 이의 몸과 마음을 따듯하게 덥혀 주겠지요.

 

 

 

 

 

 

서령고 옆 울타리에 배풍등 열매가 빨갛게 달려있네요.

참 곱고 이쁜 열매입니다.

건드리면 눈물 한방울 뚝 떨어질 듯 연약해 보이기도 하구요.

꽃길 사그러든 겨울 산길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되니

더 어여쁜 열매입니다.

온전히 남아있는것을 보면 날짐승들도 별로 좋아하는 열매가 아닌가봅니다.

 

 

 

 

 

 

 

 

 

 

 

 

이끼와 버섯들

나무와 바위에 기대어 더불어 사는 것들을 핑계삼아 걸음을 늦춥니다.

오늘 목적은 주말에 있을 산행의 예비훈련인데....

뭐 어떻게든 견뎌내겠지요.

 

 

 

 

 

 

 

 

개미탑일까요?

 

 

 

봉화대에서 교육청으로 다시 서광사로

다시 능선으로 향하는 계단을 오를 생각이었는데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구골나무?  구골목서?....향기가 참 좋습니다.

 

 

 

 

 

단풍나무 열매

 

 

 

 

 

작살나무 열매

 

 

 

 

 

누리장나무 열매

 

 

 

 

 

산부추

 

 

 

 

 

감국

 

 

걸음을 재촉하는데

산길 중간에 황동규님의 "즐거운 편지"를 적은 팻말을 세워 두었네요.

그 앞에 잠시 멈춰서 두리번거리며 앞.뒤를 살펴보고는

소리내어 한번 읽어봅니다.

행여 누가 듣기라도 하면 안되니까요.

동영상으로 찍어 다시 들어보고는 얼른 지워버립니다.

내 목소리가 너무 밋밋하여

웬지 시에게 몹쓸짓을 한것 같더라구요.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 떨어지고

다시 눈이 퍼붓는 동안에도 저는 그저 가끔씩 옥녀봉을 돌아봐야겠습니다.

 

 

2013. 1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