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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제비를 만나러 산으로 가다.....제비봉

 

 

 

 

 

 

 

 

 

 

2014. 6. 28일

산울림산악회 42명과 함께

 

 

 

 

 

  얼음골~ 제비봉~ 장회나루

산행시간: 4시간

 

 

 

출발지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집니다.

오후에 한바탕 소나기를 맞을 각오를 하고 떠나는 산행이지만

오늘만 참아주면 참 좋겠다싶습니다.

가뭄과 뜨거운 햇볕에 길가의 잡초마저 시들부들하고

농작물들은 그보다 더할테니 비가 오긴 와야지요.

가슴아래까지 훤히 드러낸 청풍호도 아마 비를 기다리고 있을것 같습니다.

 

 

 

꼬리진달래

 

 

산길 초입부터 반겨준 꼬리진달래는 한국특산종이라고 하네요.

사실 오늘 은근히 기대를 했었거든요.

2002년 도락산에서 만난 이 후 십여년만의 첫 만남이니 설렐만도 하지요.

그런데 아쉽게도 다 시들고 겨우 한두송이만 남아있습니다.

정상부에서 다시 만날 기대를 하고 올랐는데

아주 싱싱하지는 않지만 제법 많이 피어있더라구요.

 

 

 

 

 

서산에서 여섯시 출발했는데 열시가 다 되어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산행들머리인 얼음골로 가는데 길을 잘못들어 조금 돌아서 갔다네요.

산행을 인생과 많이 비교를 하지요.

여러가지 점에서 비슷한 점이 참 많습니다만

목표지점까지 한번도 돌지 않고 똑바로 가는 인생이 얼마나 될까요?

그 돌아가는 동안 또 보고 얻는것이 있을테니

그다지 속상해 할 일만은 아니겠지요.

 

 

 

하늘말나리

 

 

 

산울림산악회와의 산행은 오늘이 처음입니다.

그래도 몇번 뵌 적이 있는 산 선배님들도 계시고

이웃으로 살던 분들도 여럿 계셔서 전혀 낯설지가 않네요.

 

 

 

 

 

얼음골에서 정상까지는 별다른 조망이 없는 오름길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먼 곳을 볼 수 있는 조망은 없지만

가까이 살펴보면 또 다른 볼거리들이 있습니다.

꽃, 아름드리 나무들, 작은 곤충들....

야생화는 몇종류 보이지 않습니다.

하늘말나리는 딱 한송이,  꼭두서니가 가장 많았고

숙은노루오줌도 정상 아래서 딱 한송이

그리고 내려오는 길에 돌양지꽃이 더러 보였지요.

 

 

 

 

 

오름길에 아름드리 멋진 소나무가 제법 많이 보입니다.

이렇게 커다란 참나무도 만나구요.

참나무 종류는 너무 어려운데 누군가 신갈나무라고 알려주시네요.

안으로 쌓아 온 오랜 세월만큼 든든해보입니다.

 

 

 

 

 

 

꼭두서니?  확실히 모르겠네요.

 

 

 

 

숙은노루오줌?  흰노루오줌?

 

 

 

정상이 멀지 않았겠다 생각할무렵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바위위에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꼭대기를 올려다보니 바로 올라갈 방법은 없어보입니다.

정상이려니 생각은 못하고 멋진 조망터인가보다 생각하고

길을 돌아서 가보니

바로 정상이었네요.

선두팀들은 벌써 정상을 찍고 내려오고 계십니다.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풍호입니다.

충주사람들은 충주호라 부르고, 제천사람들은 청풍호 라고 부른다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청풍호 라는 이름이 더 마음에 듭니다.

숨을 쉴때마다 맑은바람을 함께 마시는 듯한 청량함이 이름에서도 느껴지는것 같아서요.

 

 

조금 흐린 날씨와 얕은 수심때문인지 맑지 않은 물빛이 아쉽습니다. 

 

 

 

 

정상에서 쉬고 계시는 일행들과 합류했는데

까마득한 선배님께서 먼저 이름을 부를때까지 알아뵙지를 못하고 인사를 못드려서

무척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상을 돌아나와 만난 첫 조망터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지요.

날씨도 차츰 개이구요.

뒤로 말목산 가은산 둥지봉...그리고 멀리 금수산도 조망이 되는데

뾰족 솟아나온 금수산 정상만 알아볼 수 있을뿐

어디가 어느산인지 제대로 짚어낼 수가 없네요. 

 

 

정상에서 만난 회원한분께서 천천히 걷는것이 너무 힘들어 먼저 올라오셨다고 하더라구요. 

내가 빨리 걷는것이 힘든것처럼

느리게 걷는것이 힘든 사람들도 있다는걸 압니다.

그래서 산악회 산행을 따라나서는것이 항상 부담이 되지만

코스가 짧아서 따라나섰지요.

하지만 혹시 몰라서

산행시간이 길어지면 점심을 먹지 않겠다고

산행대장님께 미리 말씀을 드려놓았지요.

 

 

 

 

참줄나비 

 

 

 

제비봉 조망터를 막 지난 길 옆 바위에

나비 한 마리가 앉아있습니다.

살금살금 가까이 다가가도 꿈쩍도 안하네요.

예민한 줄나비들만 만났었는데...

들은 얘기가 있어서 살그머니 손가락을 내밀었더니

손가락에 살짝 발을 올리고는 더듬이로 탐색을 시작합니다.

올라올 듯 하더니 별 영양가가 없었는지 그냥 날아가 버리네요.

정상에서도 눈알문양이 많은 나비 한마리를 만났는데

확인할 수가 없었지요.

 

 

 

 

 

 

이제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되었네요.

파란 하늘에 흰구름도 둥실둥실 떠가고

양 옆으로 펼쳐진 멋진 조망에

올라오는 길의 고단함이 싹 사라져버렸지요.

 

 

 

 

 

조망을 보고 다시 돌아와야 하는 길인가 생각했는데

바로 하산길로 이어져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 내려설때마다

풍경은 더 멋지고 시원스럽습니다.

하늘과 구름, 나무와 바위

그 어디에 서 있어도 사람과 자연의 어울림이 참 조화롭고 아름답네요.

 

 

 

 

 

 

 

 

 

 

 

 

옆의 바위능선도 멋집니다.

 

 

 

 

맨 뒤 중앙의 뾰족한 봉오리가 금수산이라고 하네요.

말목산 아래 기슭에 제비봉에서만 볼 수 있는 두향의 묘가 있다는 산행기를 본 적이 있는데

어디쯤인지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활주로님과 반달돌칼님. 그리고 저

반달돌칼은 청동기시대?의 농기구라네요.  검색해봤더니 아주 귀엽게 생겼더라구요.

두 분 모두 직업과 잘 어울리는 닉네임인것 같습니다.

활주로님은 산에서 몇번 뵙기는 했지만

얘기를 나누기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대부분 산행시작할때 보고 헤어지면 산행이 끝나고서야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멋진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돌아서는 이 사진

정말 마음에 듭니다.

보여지는 반쪽의 얼굴만으로도 그 때의 즐거움이 느껴집니다.

 

 

 

 

저 마을 뒤로 뿌옇게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월악산이 숨어있어요.

 조금 아쉽긴 하지만 출발할때의 날씨를 생각하면 이 정도도 감사해야지요.

 

 

 

 

왼쪽의 구담봉과 옥순봉.

오른쪽으로 보이는 산군들을 배경으로 서 있는

멋진 소나무와 바위군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겠지요.

 

 

 

 

 

 

 

 

 

 

 

 

 

 

 

요즘에 그린포인트제도 라는게 있더라구요.

그래서 쓰레기를 되가져오는것은 아니었는데

탐방지원센터 직원이 부르네요.

적립하고 가라고

 

 

 

 

 

 

 

 

 

 

 

 

 

 

내려서다 뒤돌아 보면 또 다른 풍경이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어느분께서 이런 몰카도 찍어주셨네요

 

 

 

 

나무는 죽어서도 풍경에 또 다른 생명을 주는것 같습니다.

친구사이인 회원 두분께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시네요.

 

 

 

 

 

뒤돌아보니 방금 내려온 가파른 계단 옆은

저런 절벽이었네요. 

 

 

 

 

 

 

 

 

 

 

마지막 전망대입니다.

오늘 코스를 정말 잘 잡은것 같습니다.

물론 장회나루에서 오르면서도 뒤돌아서 조망을 즐길 수는 있겠지만

종주를 할거면 얼음골에서 출발하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내려오는 내내 양 옆으로 조망이 트이는 산행지가 또 있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내려오는 길이 이렇게 행복했던 산행도 처음인듯 하구요.

조금만 더 산길이 이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답니다.

아마 그 아쉬움 때문에 구담봉 옥순봉과 연계해서 산행하는 분들이 많은가봅니다.

하지만 내려서서 또 산을 오르라 하면

저는 못합니다.

오늘 이 정도가 제게 딱 맞는 산행입니다.

 

하산 후에 점심을 굶지 않아 다행이었고 

시원한 오이냉국도 정말 끝내주게 맛있었습니다.

 

 

 

 

장회나루 주차장에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바라보는 월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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