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꽃과 나무 이야기/들꽃세상...작은것이 아름답다

수박풀

 

 

 

 

 

 

 

 

 

 

 

 

 

 

들  길...도 종 환

 

들길 가다 아름다운 꽃 한 송이 만나거든

거기 그냥 두고 보다 오너라

숲속 지나다 어여쁜 새 한 마리 만나거든

나뭇잎 사이에 그냥 두고 오너라

네가 다 책임지지 못할

그들의 아름다운 운명 있나니

네가 끝까지 함께 할 수 없는

굽이굽이 그들의 세상 따로 있나니

 

 

 

 

 

 

 

 

 

 

 

 

 

 

 

 

 

 

 

 

 

 

 

 

얼마전 만난 수박풀 앞에서

한동안은 제초제나 예초기의 위험에서 안전하겠구나 생각하고 있을 때

수박풀은 속으로 시름시름 시들어가고 있었다.

 

수박풀만 남겨두고 깨끗하게 매어진 논두렁을 보고는

아! 논두렁 주인이 꽃의 존재를 알아주는구나 안심했을 때에도

그날이 마지막날이 될줄은 몰랐었다.

 

뽑히고 잘려나간 그 꽃을 보면서

캐어다가 그 집 마당에 심어줄까 생각했었다.

나는 그것이 꽃을 염려하는 마음인줄 알았다.

그것뿐인줄 알았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거기에는 내 작은 욕심이 깃들어 있었음을 알았다.

가까이에서 좀 더 쉽게 꽃을 보고자 하는 욕심.

 

여전히 그곳에서 꽃을 피우는것을 보면

영화를 누리든 고통을 당하든

제 자리에서 스스로 견뎌내도록 놔두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 싶다.

 

 

2014. 7. 30

 

 

 

 

 

 

 

 

 

 

 

 

 

'꽃과 나무 이야기 > 들꽃세상...작은것이 아름답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지천 둘러보기.... 흰꽃여뀌. 털여뀌  (0) 2014.08.13
흰꽃여뀌  (0) 2014.07.31
박주가리  (0) 2014.07.25
벗풀  (0) 2014.07.25
고구마꽃  (0) 2014.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