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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나를 만나다/산행일기(2011~2015)

석룡산 우중 산행

 

 

 

 

 

 

 

 

 

 

2015. 7. 12일 일요일

소성산악회 32명과 함께

 

 

제 3코스 : 38교~ 조무락골산장~ 석룡산정상~ 방림고개~38교   10.9km  6시간여.

 

 

 

 

 

 

전화를 받은 내 잘못이라니...꼼짝없이 걸려들고 말았다.

만만한 상대가 필요할 때 제일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나라는데...

내가 필요하다는데.....

 

산행일이 가까워올수록 일기예보가 변해

하루종일 비를 맞아야만 할것 같았지만 취소 할 수가 없었다.

그래

아직 못 가 본 산이니 비를 맞으면서라도 하루종일 걸어보자.

 

 

 

 

 

열한시가 다 되어 산행을 시작했다.

38교 아래의 계곡이 시원스레 흐른다.

정상으로 오르는 갈림길을 놔두고 복호동폭포쪽으로 오르라는 말을 듣고 따라 오르는데

동행에게 다시 돌아오라는 연락이 왔다.

잠시동안의 고민

미친척 정상을 따라가봐.

놀 일 없는 우중산행이니 뒤떨어져봐야 삼사십분이겠지.

그래서 몇백미터를 다시 내려와 조무락골산장에서 정상으로 향했다.

 

 

 

 

 

 

빗줄기와 바람은 자꾸만 거세어졌다.

육산인 등산로는 미끄러워 무척이나 조심스럽다.

좁고 가파른 등산로와 널찍한 임도길이 나오면 임도길로 향했다.

그렇다고 정상으로 가는 길이 더 쉬울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눈앞의 편안한 길을 외면하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도 그다지 가파르거나 힘든 등산로 없이 대체적으로 완만한 오름길이었다.

여로, 동자꽃, 노루오줌 등 여름꽃들이 반갑긴 했지만

그 앞에 멈춰설 수는 없었다.

 

 

 

 

 

빗속에서도 몇차례 쉬면서 에너지를 보충하고 드디어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올랐으니 그래도 인증샷은 한장 남겨야겠지.

정상부에 용처럼 구불구불한 바위가 있어 석룡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데

그걸 확인할 여유도 없이 그냥 내려섰다.

그래도 입구에 들어서면서 비는 내리지만 조망은 괜찮을 수도 있겠다 희망이 있었는데

비바람과 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방림고개(어느 지도엔 쉬밀고개)까지 완만한 내림길

그리고 이어지는 중봉갈림길까지는 무척 가파른데다가 비에 젖어 무척이나 미끄러웠다.

초등학교 6학년이라는 재영이가 다리가 풀린탓인지 몇번이나 미끄러졌고

몇번이나 쉬면서 내려와야 했다.

결혼식집과 산행 중 스스로 선택해서 산행을 따라 나섰다는데

산행을 하면서 너무 경솔하게 선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

 

힘들어하는 꼬마에게 쉴때마다 초코렛을 건네면서

그래... 네가 오늘 나의 구세주구나.

누군가의 구세주가 되어주기 위해 함께한 산행이었는데

내게도 구세주가 있어서 다행이다.

 

평평한 내림길이 좀 길게 느껴졌는데 역으로 오르는 것도 괜찮을것 같다.

내려와서 보니 정상을 돌아 온 사람들의 십여명밖에 되지 않았다.

미끄러져도 흙으로 맥질을 해서 그렇지 그다지 위험한 산길은 아니었는데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정상을 갔느냐고 염려 겸 못마땅해 하시는 분이 계셨다.

기다리기가 좀 지루했었나보다.

 

태풍 찬홈과 함께한 석룡산 산행.

그래도 아직 해갈엔 부족이라니

다른 피해없이 비만 내려줄 태풍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