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끝에서 동해 끝.....참으로 먼 산이다.
먼 거리만큼이나 두렵고, 그래서 선뜻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없었던 산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항상 마음 가까이에 두었던 산이다.
한번은 가야지.
그래 한번은 꼭... 가 봐야지.
더 늦기 전에 가보자.
하루엔 자신이 없으니 이틀 일정으로 계획했다.
하늘 아래 뫼이거늘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을 터
하루는 해 질 때까지 하루 종일 오르고
하루는 하루 종일 내려오면 되겠지.
길잡이는 물론 여러가지 도움을 준 겨울산님
무늬만 돌멩이를 닮은 나
2015. 7. 1~2일
첫째날 : 오색지구~ 설악폭포~ 대청봉~ 중청산장(1박)
둘째날 : 대청봉~ 중청봉 ~ 끝청봉~ 한계령삼거리~ 한계령
대청봉 산행을 계획하면서 내가 제일 염려스러웠던 것은
먼 거리도 아니고, 범접하기 어려운 산 높이도 아니고
바로 더위였다.
그런데 한계령에 도착하니 더위는 커녕
추워서 옷을 꺼내입어야 했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버스를 이용하여 오색지구로 이동했다.
강원도의 버스는 공간도 넓고 손님도 별로 없어 택시보다 더 편안한것 같다.
열두시에 산행 시작
일반 등산객은 열두시까지 입산 가능하고
산장을 예약한 등산객은 두시까지 입산 가능하단다.
어제 내린 비의 영향인지
계곡엔 물로 제법 흐르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주어 얼마나 시원하던지
더위를 걱정했던 것이 민망할 정도였다.
수풀떠들썩팔랑나비
중청대피소가 보인다는 조망터가 있는 그 곳
다람쥐
박쥐나무
설악폭포
대청봉 오름길에 설악폭포가 중간지점이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곳까지 두시간 30분
어차피 시간은 별 의미가 없다.
꽃을 만나면 꽃을 보고, 나비를 만나면 나비를 보며 천천히 걷는다.
어차피 해 지기 전에만 오르면 될테니까.
터리풀
피나무
숙은노루오줌
함박꽃나무
두루미꽃 결실
백당나무
요강나물결실
세잎종덩굴
꽃개회나무
붉은인가목?
홍괴불나무?
작고 앙증맞은 열매
청괴불나무인가 했는데....내 관찰력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청괴불나무 꽃은 꽃자루가 없었는데 열매는 긴 자루가 있다.
잎자루가 있는 괴불나무 종류는 홍괴불과 흰괴불나무, 그리고 각시괴불나무가 있다는데
각시괴불나무는 잎과 잎자루에 털이 많단다.
둥근이질풀
둥근이질풀 흰색
광릉갈퀴?
지도를 보면서 계속 오름길만 이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래도 중간중간 쉼터도 많고, 완만한 길도 있고
선선한 날씨까지 보태주어 쉬엄쉬엄 오르다 보니 어느새 대청봉이 눈 앞에 와 있다.
여로
벼르고 벼르던 대청봉에 드디어 올랐다.
그 대청봉에 산님들은 보이지 않고
육중한 몸조차 제대로 가누기 힘들만큼 세찬 바람만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서둘러 내려갈 수가 없었다.
어떻게 오른 대청봉인데....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둘이서 설악의 바람을 마음껏 맞았다.
대청봉에서
멀리 울산바위와 달마봉, 그리고 앞쪽으로 칠성봉이라 했던가. 오른쪽으로 화재봉능선이 살짝 보인다.
더 머물고 싶지만 이제 내려가야겠다.
바람은 너무 거세고, 햇님은 구름속에 숨었다.
내려오면서 보니
오르기전부터 눈에 들어왔던 가리산과 주걱봉의 모습이 멋지게 다가온다.
공룡능선의 멋진 모습과
바람꽃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대청봉의 바람꽃 앞에 잠시 멈췄다.
하얗게 빛나는 도시는 속초? 강릉? 양양?
가리산과 주걱봉
중청산장에 도착하여 짐을 풀고 저녁을 먹고 밖에 나오니 열엿새 둥근달이 휘영청 밝다.
구름이 가려서이기도 하지만 밝은 달이 있으니 별 보기는 어렵겠군.
중청산장에서 어릴적에 보았던 그 빛나는 별들을 다시 보고 싶었는데...
냉기가 올라오는 산장 바닥에 누워 잠을 청하면서
늦은 밤에 다시 나와서 별을 봐야지 했는데
잠 깨어 밖에 나와보니 구름 위로 해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1일차 : 오색에서 중청산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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