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1일 토요일
장요리주차장~ 임도~ 삼형제봉~ 제1갈림길~제2갈림길~능선(정상70m전)~ 삼준산~ 두번째갈림길~ 장요리임도
산에는 가고 싶고
혼자는 가기 싫고
산악회를 따라가기에는 걸음이 안 따라주니 어쩐다.
몇명의 후보를 놓고 인선작업에 들어갑니다.
내게는 나라의 국무총리를 뽑는것 보다 더 중요한 일
첫째 조건은
내 청에 거절 못할것 같은 사람
두번째는 늦어도 떼 놓고 가거나 구박하지 않을 사람
세번째는 상대방도 느린 산행을 즐길 줄 아는 사람
왕은점표범나비
그렇게 엄선하여 콴님에게 산행을 청했지요.
촌수로 조카뻘인 콴님은 짐작대로 거절을 못하네요.
천장사에서 삼준산 연암산 한바퀴
성왕사 연꽃
저한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군요.
물론 삼준산을 택했지요.
계획된 코스에서 여차하면 중간에서 탈출할 속셈도 있었지만
콴님도 삼준산을 가고 싶을것 같아서였습니다.
어떤 기준이나 확신 없이 둘 중에 하나를 선택을 해야할 때
저는 내가 상대방이라면...하는 생각을 하며 결정을 하거든요.
장요리 주차장에서 포장님도를 조금 걸어올라가면 이렇게 멋진 임도를 걷게 됩니다.
얼마 안가 아주 반가운 참나무부전나비를 만났는데
사진에 담는 것은 실패했네요.
참 아쉽습니다.
나비를 따라가느라 길에 팽개친 가방을 콴님이 둘러메고 가네요.
중간에 고북 축산인들 모임이라며 단합대회 차 잔치를 하고 있네요.
인사만 하고 가려는데
고북 면장님까지 나오셨다며 커피 한잔 하고 가라고 자꾸만 붙잡습니다.
위에 두 분은 올해 새해 첫날 삼준산의 일출 동기라고 하네요.
해미오름산악회 구조대장님인데 너무 반가워 하십니다.
임도 주변엔 원추리가 아주 예쁘게 피어있네요.
원추리를 담는 콴님 앞으로 연암산이 보입니다.
임도 중간에 등로도 희미한 산길로 접어듭니다.
저같은 사람은 입구를 놓치기 십상일듯 합니다.
그다지 가파르지도 않고 그런대로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주는데 왜 이렇게 힘이드는지....
우거진 숲을 헤치고 가자니 팔 다리 여기저기가 따끔거리기도 하구요.
콴님아~ 나 혼자 알아서 갈 만큼 가다가 내려갈테니
그냥 먼저 가면 안될까.
앉으라면 앉고, 서라면 서고....
위에는 고북저수지, 아래에는 대사저수지가 보이네요.
안된답니다.
혼자두고 어떻게 가냐고...
내가 콴님 입장이라도 그럴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시 힘을 내봅니다.
오름길 중간중간에 바위조망터가 있어 고북저수지, 대사저수지 등
조망이 시원합니다.
어느 임도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네요.
예전에 통신탑이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곳에서 조금 내려서니 전에 걸은적이 있는 갈림길과 만나지네요.
삼준산 0.69m
내려갈까 갈등을 하다가 이정표상의 거리에 힘을 얻어 정상으로 향합니다.
산팔랑나비
오랫만에 산팔랑나비를 만나니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능선에 오르니 정상이 70m 남았네요.
그래도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조망좋은 바위에 자리를 잡았지요.
나중에 보니 정상 바로 코밑이었네요.
몇발자욱만 가면 삼준산 정상입니다.
삼준산 언저리는 가끔 와 봤지만 정상은 만 3년이 넘은 것 같네요.
드디어 정상에 도착
셀카를 찍기 위해 준비하는 콴님의 표정이 무척 즐거워보입니다.
가곡저수지와 가야산, 덕숭산 조망도 시원스럽구요.
내가 뒤로 빠졌더니... 콴님 얼굴만 크게 나와서 무효랍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저녁시간에 약속이 있어 내려가야 하는데
자꾸만 나비가 발목을 잡습니다.
암전하게 앉아있는 대왕나비에게 누군가 와서 싸움을 거는데
자세히보니 처음 만나는 왕오색나비군요.
둘 다 놓칠 수 없는 아이들입니다.
어디로 가는지 잘 봐...반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
나무가지 웃에 앉은 나비를 겨우 인증샷만..
왕오색나비는 멋진 등판을 찍어야 하는데..다음에 또 만나게 되겠지요.
대왕나비
왕오색나비
굴뚝나비 수컷
미련을 접고 하산을 서두릅니다.
연장이고개로 내려설 예정이었으나 약속시간 때문에 장요리 쪽으로 가파른 산길을 내려왔지요.
만약에 콴님이
내가 먼저 가라고 했을 때 그냥 갔더라면
저는 삼준산 정상에도 못 갔을테고
나비들도 만나지 못했겠지요.
천천히 함께 산길 걸어준 콴님
고마워요.
벗나무 우거진 오솔길...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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